중국 광둥성 선전의 헝다 본사.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이번 주말 중국 부동산 재벌 헝다(恒大)의 공식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선언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3조원 규모의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려던 계획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헝다는 20일 밤 홍콩증권거래소에 부동산 관리 사업 계열사인 헝다물업(物業) 지분 50.1%를 부동산 개발 업체인 허성촹잔(合生創展·Hopson Development)에 매각하는 협상이 종료됐다고 공시했다.

우량 계열사인 헝다물업 지분을 200억홍콩달러(약 3조200억원)에 팔아 유동성 위기를 넘겨보려고 했지만 결국 불발됐다. 이유는 거래 대금 지급 방식을 둘러싼 이견 때문으로 전해졌다.

헝다는 지난달 23일, 29일, 이달 11일 각각 예정된 달러화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하지만 달러채 계약서상 예정일로부터 30일 이내까진 이자를 지급하지 않더라도 공식 디폴트로 간주되지 않는다.

이에 지난달 23일 도래한 이자가 오는 23일까지 상환되지 않으면 공식 디폴트가 선언된다.

한 채권의 공식 디폴트가 선언되면 다른 채권 보유자들도 중도 상환을 요구할 수 있어 연쇄 디폴트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23일 위기를 넘긴다고 해도 곧바로 나머지 두 채권의 이자 지급 유예기간도 차례로 도래한다.

그간 헝다는 자회사와 보유 부동산 등 핵심자산을 팔아 디폴트 위기를 넘기려 했지만 아직까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거래로 주목받은 헝다물업 지분 매각이 무산됐고 최근 중국 국유기업 웨슈부동산(越秀地産)이 헝다로부터 홍콩에 있는 건물을 17억달러(약 2조원)에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헝다의 재정 상태를 둘러싼 우려 때문에 매입 의사를 거둬들였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또 헝다는 전기차 자회사인 헝다자동차, 헝다자동차가 인수한 스웨덴 자동차사인 내셔널일렉트릭비클스웨덴(NEVS)을 각각 매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아직 구체적인 거래 진척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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