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중국 선전의 헝다 본사 앞에 투자자들이 모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중국의 대표적 부동산 재벌인 헝다(에버그란데)의 파산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헝다의 총부채는 1조9500억 위안(약 350조원)에 달한다. 헝다는 차입에 의존해 부동산 사업을 벌여왔으며 최근 몇 년에는 인수합병과 대규모 신사업 투자까지 하면서 부채를 쌓아왔다.

광저우에서 1997년 설립된 헝다는 중국 2위의 부동산 개발업체로 성장했고 올해 포천지가 발표한 세계 500대 기업 명단에서 122위에 올랐다.

창업자 쉬자인(徐家印)은 2017년 알리바바 마윈(馬雲)과 텐센트 마화텅(馬化騰)을 제치고 처음으로 중국 최고 부자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자산은 2017년 430억 달러에서 현재 90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헝다는 본래 부동산 개발 업체지만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한국 축구 팬에게도 많이 알려진 중국 최고 명문 구단 광저우헝다를 운영해왔다.

2019년에는 전기차 시장에도 뛰어들어 20억 달러(약 2조2300억원)의 자본금으로 광저우(廣州)에 헝다신에너지자동차를 설립했다. 헝다의 사업 가운데는 2014년 전지현과 김수현이 광고에 출연했던 헝다빙촨(恒大氷泉) 생수도 있다. 이 생수의 수원지가 백두산의 중국명인 '창바이산'(長白山)으로 표시돼 있어 당시 한국에서 논란이 일었다.

헝다는 생수 외에도 식용유, 분유까지 생산한다. 또 테마파크, 관광, 헬스케어 등으로도 사업을 확대했다.

국유 은행들이 앞다퉈 부동산 프로젝트 관련 대출 회수에 나서면서 헝다는 심각한 자금난에 빠졌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와 피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등은 헝다의 지난달 이후 헝다의 신용등급을 잇달아 내렸다.

헝다그룹은 지난 13일 밤 낸 성명에서 최근 인터넷에서 퍼진 자사의 파산설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면서도 "회사가 현재 확실히 전례 없는 어려움에 닥쳤다"고 시인했다.

14일에는 홍콩 증시 공시에서 부정적 보도의 영향으로 9월 판매가 대폭 감소했다면서 "자금 회수의 지속적인 악화로 현금 흐름과 유동성에 엄청난 압박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일 헝다 주식은 12% 떨어졌다. 이 회사 주가는 14개월만에 약 90%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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