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영국에 수감돼 있는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에콰도르 시민권을 박탈당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에콰도르 피친차주 법원은 지난 26일 호주 출신 어산지에게 부여했던 에콰도르 시민권을 박탈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에콰도르 외무부는 법원이 "독립적으로 결정했고 적법한 절차를 따랐다"고 밝혔다.

에콰도르 정부 관계자는 어산지의 귀화 신청 과정에서 잘못된 점이 다수 발견됐고, 서명과 수수료 등과 관련한 문제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어산지 변호인 측은 법원이 결정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았으며, 어산지의 법원 출두를 막았다고 주장했다.

또 "(어산지의) 소환 당일 그는 자유가 박탈된 상태였고 건강 문제가 있었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호주 출신의 어산지는 미군의 브래들리 매닝 일병이 2010년 빼낸 70만건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보고서, 국무부 외교 기밀문서를 건네받아 위키리크스 사이트를 통해 폭로했다.

이 폭로는 전 세계적인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어산지는 미국의 1급 수배 대상이 됐다.

어산지는 2011년 영국에 체류하던 중 과거 스웨덴에서 성범죄 2건을 저지른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돼 영국 경찰에 붙잡혔다.

어산지는 곧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거주지 제한 등을 어기고 2012년 6월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몸을 숨겼다.

이후 7년간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은신해오던 어산지는 2019년 4월 대사관 측이 영국 경찰의 진입을 허용하면서 체포됐다.

같은 해 미국은 어산지를 미군·외교 기밀 등을 폭로한 혐의 등 18개 혐의로 기소했고 영국에 그의 송환을 요청했다.

런던 중앙형사법원은 지난 1월 어산지의 미국 송환을 허용하면 그가 미국에서 가장 악명 높은 교도소인 콜로라도주의 수퍼맥스 연방 교도소에 수감될 가능성이 있고, 이렇게 되면 자살을 시도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미 정부의 송환 요청을 불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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