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버지니아주의 휘발유 사재기 행렬.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사이버 공격을 받은 미국 최대 송유관 운영사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해킹 범죄단체에 '몸값'을 지불했다고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이 13일(현지시간) 증언했다.

연합뉴스는 CNBC방송 등 외신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크로니얼이 언제, 얼마나 많은 돈을 지불했는지는 불분명하나, 지난 7일 해킹 공격을 당한 지 수시간 만에 동유럽의 해커들에게 거의 500만달러(약 56억7000만원)를 지불했던 것으로 당초 알려졌다.

텍사스주 걸프만에서 동부 뉴저지주까지 총연장 8천850㎞의 송유관을 운영하는 콜로니얼은 지난 7일 오후 랜섬웨어 공격으로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자 모든 시설 가동을 중단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동유럽에 기반을 둔 신생 해킹단체 '다크사이드'를 범인으로 지목했고, 다크사이드도 자신들의 소행임을 시사하는 성명을 올린 바 있다. 다크사이드는 지난해 8월 이후 주로 영어권 서방 국가들의 80개 이상 기업을 상대로 랜섬웨어 공격을 저질러 수백억 달러의 손실을 입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주로 악성 코드를 이용해 피해 기업의 컴퓨터 시스템에 침입한 뒤 파일을 암호화하고, '인질'로 잡힌 데이터를 풀어주는 대가로 금전을 요구한다.

통상 FBI는 비슷한 유형의 범죄를 부를 수 있다는 이유로 몸값을 지불하지 말 것을 권고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에는 "콜로니얼은 민간 기업"이라며 지급 여부에 관해 아무런 조언을 하지 않았다고 앤 뉴버거 백악관 사이버·신흥기술 담당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밝혔다.

콜로니얼은 전날 저녁 성명을 통해 파이프라인 재가동을 시작했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이날 중으로 전체 시스템에 걸쳐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몸값을 지불했다는 보도는 이후 나왔다.

인구가 많은 미 동부 해안 일대 석유 공급의 45%를 책임지는 콜로니얼 송유관이 엿새 동안 가동 중단되면서 남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휘발유 소비자가격이 7년 만에 갤런당 3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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