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행사 착수한 민주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미국 여당인 민주당이 2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초 최대 역점 정책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산안 처리를 위한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하원 예산위원회는 이날 1조9000억달러(2110조원) 규모의 코로나19 구제법안을 찬성 19명, 반대 16명으로 처리했고 공화당은 전원 반대표를 던졌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이 예산안은 하원 운영위의 손질을 거쳐 오는 26일이나 27일 하원 본회의 표결에 부쳐질 예정으로, 민주당이 하원 과반을 점해 통과가 예상된다.

이후 예산법안은 상원으로 이관돼 표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법안에는 미국 성인 일인당 1400달러 현금 지급, 실업급여 추가 지급 연장, 백신 접종과 검사 확대, 학교 정상화 지원 자금 등과 함께 현재 7.5달러인 연방 최저임금을 2025년까지 시간당 15달러로 인상하는 계획이 담겨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경기 침체를 극복하고 코로나19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예산을 시급히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도 코로나19 지원 관련 연설을 통해 부양안 규모가 과하다는 지적을 비판하며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반면 공화당은 지난해부터 이미 4조 달러에 가까운 코로나19 경기부양안을 통과시킨 데다 아직 이 예산조차 소진하지 못한 상태라면서 과도한 부채 증가를 우려해 이 부양안을 반대해 왔다.

의회 내 여야 협상이 진행되고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 의원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처리를 당부했음에도 타협점을 찾지 못하자 민주당은 상·하원의 다수석을 이용해 법안 통과를 경고했다. 이날 하원 예산위의 처리는 실력행사의 첫 실행으로 여겨진다.

민주당은 실업급여 추가 지급 정책이 만료되는 다음달 14일까지 이 법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또 상원에서 합리적 의사진행 방해인 '필리버스터'를 끝내고 표결에 들어가려면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이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과반 의석만으로 예산을 통과시킬 수 있는 예산조정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현재 상원 의석 100석은 무소속을 포함한 민주당 50석, 공화당 50석이지만, 당연직 상원 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캐스팅보트를 포함해 민주당이 다수석 지위를 갖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의회의 예산안 처리 절차가 궤도에 올랐다면서 3월 14일 이전에 예산안을 처리해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할 수 있도록 백악관에 보내겠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민주당 내에서도 주와 지방 정부 지원액 규모, 실업급여 지급 연장 문제를 놓고 논쟁이 벌어진다고 지적하고, 무엇보다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하는 것이 가장 큰 논란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인 조 맨친 상원 의원은 15달러 인상이 과도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같은 당 커스틴 시네마 의원도 반대표를 던질 수 있음을 시사한 상태다.

반면 상원 예산위원장인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은 대담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안도 함께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초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인상 조항이 의회에서 살아남을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며 비관적 전망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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