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FOX2NEWS 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황혜진 기자]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서 스스로를 여성이라고 인식하지만 성전환수술을 하지 않아 남성의 몸을 가진 한 학생이 여자 탈의실과 여자 화장실을 사용해 학부모와 학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지난 1일(현지 시간) 현지 언론들은 미국 미주리 주의 힐스버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라일라 페리(17)가 여학생 탈의실과 여자 화장실을 이용해 지난달 27일 15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시위는 2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30~40명가량의 사람들은 라일라 페리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페리는 남자 아이로 태어났지만 13살이 되던 해부터 스스로를 여성이라고 인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해부터 자신이 트렌스젠더라는 사실을 공개하고 여성 의류를 입고 가발을 쓰는 등 여성의 모습으로 꾸미고 학교에 다녔다.

트렌스젠더는 육체적인 성과 정신적인 성이 반대라고 인식하는 사람이다. 트랜스젠더 모두가 성전환 수술을 받기 원하거나 받는 것은 아니며 성전환 수술을 거부하는 트렌스젠더도 있다.

페리는 “사람들이 불편해서 항의하는 것이라 하지만 그 말을 믿지 않는다”며 “내 생각엔 그저 단순한 편견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페리의 여자 탈의실 및 화장실 이용을 반대하는 제프 차일즈는 “남학생과 여학생은 각각 분리된 탈의실을 가져야 한다”며 “만약 자신이 남성인지 여성인지 복합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을 위한 탈의실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개인적인 공용화장실을 쓸 수 있도록 조치해주었지만 페리가 이를 거절하자 여자 화장실과 탈의실 이용을 허가해주었다. 이는 ‘학생은 그들의 성 정체성에 따라 그에 맞는 시설을 이용해야 한다’는 미국 교육부 산하 민권부서의 지침에 따른 것이다.

힐스보로 고등학교에 재학하는 딸을 가진 엄마 타미 소든은 “여학생들에게는 남자 아이와 화장실을 공유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페리는 “나는 그 누구도 다치게 하지 않았다”며 “격리되고 싶지도, 공용화장실에 가고 싶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또 페리는 “나는 여자”라며 “누구도 나를 다른 화장실에 밀어 넣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페리는 자신의 여학생 탈의실 이용이 문제가 되자 체육 수업 수강을 포기했다. 하지만 여자 화장실은 계속해서 이용할 계획이다. 페리의 친구인 몇몇 여학생들은 페리의 결정과 용기를 존중한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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