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10대 소녀와 25세 애인이 이른바 명예살인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14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인도 현지 언론을 인용해 서로 눈이 맞아 달아난 25세 기혼남과 10대 소녀를 소녀의 친척들이 잔인하게 구타, 살해한 뒤 화장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 참혹한 광경을 수백명이 지켜봤으나 아무도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16세인 파르바티 쿠마리는 25세 유부남 자이람 만즈위와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둘의 사랑은 사귈 때부터 파국을 예고하고 있었다.

사건은 지난 13일 인도 북부 비하르 주 가야의 아마이타 마을에서 발생했다. 쿠마리의 친척 20명은 이들을 마을광장으로 질질 끌고 나왔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잔인하게 매질과 돌팔매질을 해 살해하고서는 화장을 해버렸다.

마을 사람들은 지켜보기만 할 뿐 제지하지 않았다. 또 아무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아 이웃 마을에서 이 사건을 알렸다.

자식 3명을 둔 이 남성은 그 마을에 있는 처가에 자주 들르다가 소녀를 알게 됐다. 둘은 사흘 전 도주했으나 소녀 쪽 가족이 찾아내 사형(私刑)을 가하기 하루 전인 지난 12일 마을로 붙잡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살인 혐의로 6명을 수배했으나 이 중 1명밖에 체포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명예살인에는 적어도 15명 이상이 참여했다”라며 “이 중에는 쿠마리의 아버지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2011년 인도 대법원은 ‘명예살인’ 가담자는 사형에 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족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살해하는 명예살인 관습은 아직 근절되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