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생일파티에서 시끄럽게 음악을 틀고 춤을 춰도 경찰이 체포를 한다. 현지 관영매체인 아인 알요움은 22일(현지시간) 사우디 경찰이 생일파티에서 춤을 춘 혐의로 20대로 추정되는 젊은 남자들을 체포한 뒤 사건을 검찰에 이송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풍기단속 경찰이 카심주(州) 주도 부라이다의 한 아파트를 급습해 시끄러운 노랫소리에 맞춰 춤을 추던 청년들을 체포했다. 이들은 일행 중의 한 남자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파티를 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라이다시는 수니파 근본주의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와하비즘을 엄격하게 실천하는 가장 보수적인 성직자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익명의 한 관리는 경찰이 현장을 덮쳤을 때 청년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며 현장에선 생일 축하용 케이크와 촛불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몇 명이 연행됐는지 또는 청년들의 나이는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사우디 당국은 “청년들의 머리 모양과 의상이 미풍양속을 해치는 수준이었다”며 “이런 아이들을 방치하면 부도덕한 행위를 하거나 심지어 동성애로 이어질 수도 있다. 부모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찰의 이번 단속이 트위터를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당국의 단속을 조롱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이슬람 전통의 칼춤을 추는 장면을 보는 왕족들을 사진을 올리며 그들의 체포를 조롱했다. 일부 사우디 청년들은 “이들은 술을 마시거나 여성과 파티를 하지 않았다”며 “당국의 단속은 지나쳤다”고 주장했다. 사우디에서 술을 마시거나 여성과 파티를 벌이는 것은 범죄행위로 인식된다.

한편 2008년 사우디의 리야드에서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남성 동료와 함께 커피숍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던 미국인 사업가가 체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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