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과 금동삼존불감, 32억과 28억원에 나왔지만 유찰돼

2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 본사에서 열린 첫 국보 경매에 나온 '금동삼존불감' 모습.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동수인 기자] 국보가 처음으로 경매에 나왔지만 모두 주인을 찾지 못했다.

2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 본사에서 열린 경매에서 국보 '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과 국보 '금동삼존불감'이 출품됐지만 응찰자는 없었다.

미술품 경매에 국보가 나온 것은 처음인 만큼, 이날 경매에 이목이 집중됐다. 낙찰되면 문화재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까지 국내 경매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린 문화재는 보물 '청량산 괘불탱'으로, 2015년 12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35억20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이번 경매에 나온 국보 2점은 간송 전형필(1906~1962)이 수집한 문화재로 더 화제를 모았다. 간송미술관은 이미 2020년 케이옥션 경매에 보물 불상 2점을 매물로 올려 문화계에 충격을 줬고, 이번에 다시 국보를 내놨다.

이날 오후 6시 30분경 금동삼존불감이 시작가 28억원으로 경매에 부쳐졌지만 응찰자는 없었다. 잠시 후 경매 마지막 순서로 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이 시작가 32억원에 나왔지만, 역시 사겠다는 사람은 없었고, 경매는 이것으로 종료됐다.

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은 한 광배 안에 주불상과 양쪽으로 협시보살이 모두 새겨진 ‘일광삼존’ 양식으로, 광배 뒷면에 새겨진 글로 미뤄 백제 위덕왕 10년(563)에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금동삼존불감은 사찰 내부에 조성된 불전을 그대로 축소한 듯한 형태를 지니고 있고, 11~12세기 고려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분석된다.

일제강점기 당시 사재를 털어 문화유산을 지킨 간송 전형필이 수집한 두 유물은 1962년 나란히 국보로 지정됐다. 이 국보들은 간송의 손자인 전인건 간송미술관장 개인 소유로, 그간 간송미술관이 관리해왔다.

간송은 현재 간송미술관의 전신이자, 국내 최초 사립미술관인 보화각을 1938년에 설립했다. 이후 국보 훈민정음과 신윤복의 미인도 등 최정상급 문화재들을 수집해왔다.

간송 일가는 3대에 걸쳐 수집품을 보존해왔지만, 최근 들어 재정난 등을 이유로 불교 문화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이번에 나란히 유찰된 국보가 국립중앙박물관의 품에 안길지도 관심거리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가격이 적정하다고 판단되면 경매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실제 응찰에 나서진 않았다.

이전 2020년 경매에서 유찰된 간송미술관 소장 보물 불상 2점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자체 예산을 활용해 구매했다.

당시 두 불상의 경매 시작가는 각각 15억원이었고, 국립중앙박물관의 2점 구매 총액은 30억원 아래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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