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인 '에너지전환포럼', 24일 '기후에너지부 신설·전력시장 개혁·대형원전 축소 등 10개 정책' 차기정부 해결 과제로 제시

[데일리한국 송찬영 환경전문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를 40여일 앞둔 가운데 기후·에너지·환경 전문가들이 모여 차기정부에서 꼭 해결해야 할 10대 과제를 제시했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교수, 전영환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김춘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차문환 한화큐셀 부사장, 허화도 유니슨 대표이사 등 학계 기업체 시민단체 등 국내외 기후·에너지·환경 전문가들로 이뤄진 공익법인 에너지전환포럼은 24일 서울 한국언론진흥재단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 지구적 문제인 기후변화와 탄소 중립은 이념과 정파를 떠나 차기 정부에서도 지속돼야 한다”며 그동안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만든 ‘사람·환경·미래를 위한 에너지전환 - 핵심 10대 정책’을 발표했다.

이날 제안한 10대 정책은 ▲기후에너지부 신설, 에너지전환 정책 강력 이행 ▲탄소세 도입을 포함한 조세제도 개혁 ▲재생에너지 확대와 사회갈등 예방·해결 ▲공정한 경쟁을 위한 전력산업 및 전력시장 개혁 ▲전력·가스 시장 통합 독립규제기관 신설 ▲대형원전 축소, 출력감발 손실비용 최소화 대책 마련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한 제도 개혁 ▲에너지기술 국가 R&D 우선순위 제로 베이스에서 검토 ▲취약계층 배려한 지자체 주도 기후변화 적응 정책 수립·이행 ▲수리·반납 권리 보장, 플라스틱세 도입 이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조세개혁 강조다. 기존의 복잡다단하고 불투명한 에너지 세제·부담금의 세입구조를 단순화, 디지털화, 투명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에너지 관련세제는 기존 목적세 위주의 세출 구조로 이뤄져 있다. 특히 정부 부처별, 용도별 칸막이로 인해 사업 중복과 도덕적 해이기 끊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이를 위한 ‘탄소세’의 도입은 소비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가장 확실하고 명확한 정책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특히 탄소세가 탄소배출권거래제와 잘 결합할 경우, EU 등이 추진하고 있는 탄소국경조정제가 오히려 우리나라에는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탄소세 신설로 생기는 세수의 경우 다른 영역에 사용하지 않고 산업의 탈탄소 체제 이행과 기후대응기금 조성, 정의로운 전환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불거지고 있는 사회갈등 문제 해결에 대해서도 해법을 제시했다. 입지 예정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참여로 바꾸자는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지붕형, 영농형 태양광 등 분산형 재생에너지 시설의 확산, 지역 중심의 분산형 재생에너지 체제 강화를 제시했다. 특히 지자체별 전력자립률 목표치를 부여해 달성 여부를 지방재정교부금 산정의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하는 방안을 주문했다.

전력시장 개방과 에너지 시스템 전반의 규제 완화도 이번 핵심과제 제안에 포함됐다. 4차산업 혁명, 탄소중립 이행으로 에너지의 전기화, 전력 수요의 증가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전력산업 전반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력판매 부문에 진입장벽을 허물어서 P2G(Power to Gas: 전력을 가스 형태로 저장), P2H(Power to Heat: 전력을 열에너지로 전환), V2G(Vehicle To Grid: 전기차 배터리 전력을 전력망으로 재송전), 수요자원 활용 등 분야에 스타트업 기업들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여야 입장에 따라 의견이 갈리고 있는 원자력 관련 정책에 대해서도 입장을 피력했다. 원자력의 경우 대형 원전의 출력감발에 따른 천문학적 손실이 예상되므로, 그 손실에 대해 심층적으로 평가하고 손실을 최소하기 위한 대책을 우선적으로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 에너지효율화 등 에너지 수요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기형적 전기요금 체계를 정상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날 발표한 10개 핵심과제를 포함, 총 9개 분야 45개 정책 제안을 담은 ‘차기정부 정책과제’ 보고서를 오는 27일 에너지전환포럼 홈페이지를 통해서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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