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경도 (제공=전남개발공사)
[여수(전남)=데일리한국 정상명 기자] 전남 여수 경도 해양관광단지 개발사업이 여수시의회와 일부 시민단체들의 도를 넘는 발목 잡기에 또 다시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여수시의회로부터 발목이 잡히고 계열사 부당대출 오해까지 받은 상황이기 때문에 사업 포기를 포함해 프로젝트를 전면 재검토할 것"을 임원들에게 지시했다.

24일 미래에셋그룹에 따르면 박 회장의 사업 재검토 선택은 당초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선의로 시작한 사업임에도 여수시의회와 일부 시민단체들의 계속된 반대가 지나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서자 사업을 진행하기엔 인내심이 한계에 왔다는 일각의 분석이다. 공정위는 미래에셋그룹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개발비 대출을 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부당대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공정위는 미래에셋컨설팅, 미래에셋증권 등을 현장 조사한 바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의 자회사 YKD가 여수 경도 사업을 추진하면서 설립한 신규 시행법인 GRD가 계열사인지를 판단한다는 취지다.

미래에셋 측은 SPC를 활용해 프로젝트 사업을 시행하는 건 관례라는 입장임에도 공정위는 계열사에 대한 부당대출 의혹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이 YKD를 통해 보유한 GRD의 의결권은 20.5%에 달하며 다른 파트너사인 현대건설, 호반건설, BSG(시행사)가 나머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수 경도 해양관광단지 개발사업은 2016년 말 발표된 이후 무려 5년이 지난 최근에야 첫 건물인 타워형 레지던스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받았으며 건축허가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전남개발공사는 여수 경도를 경제자유구역에 편입하고 연륙교를 개설해주는 조건으로 공모에 나선 뒤 미래에셋그룹을 개발 사업자로 선정했다. 그런데 여수시의회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특혜라는 지적과 함께 첫 건물인 레지던스에 대해 부동산 투기 우려와 여수 경관을 해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결국 박 회장은 공정위의 조사 압박과 여수시의회 등 지속적인 반발에 사업 전면 재검토 카드를 선택했다. 미래에셋생명과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연 4.5~6.5%의 높은 이자 조건으로 대출을 받은 게 어떻게 부당한지, 외부 대형 로펌에서 '이 사업을 추진하는 SPC는 미래에셋의 계열사가 아니다'는 법률 검토를 받은 사안에 대해 외부 지적을 받는 상황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은 이 사업이 진행되도록 도와준 여수시와 전남도에 미안하지만 이런 오해를 받으면서까지 사업을 할 필요가 없다"며 "미래에셋이 오해와 전방위 압박을 받는다면 아시아의 모나코로 만들겠다는 큰 그림을 접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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