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첫 관찰…피해 면적 축구장 2000개 규모

청도군 전 지역에 창궐한 '미국선녀벌레' 모습. 사진=염순천 기자
[청도(경북)=데일리한국 염순천 기자] 경북 청도군 전 지역에서 나무 병해충인 '미국선녀벌레'가 창궐해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5일 청도군 등에 따르면 관내 미국선녀벌레로 인한 농업피해지역은 총 1506ha로, 축구장 2000개 규모의 과원에서 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미국선녀벌레'는 감나무, 배나무, 복숭아나무, 아까시아나무, 참나무류 등 활엽수에서 성충과 약충이 가지와 잎에서 집단으로 기생하며 수액을 빨아 먹어 나무를 말라 죽게 한다. 특히 과실수에서는 미국선녀벌레가 분비한 왁스물질로 인해 부생성 그을음병 등이 발생함으로써 과일의 품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청도군은 산지가 많은 곳으로 벼농사보다 과실수를 재배하는 농가가 많다. 대표적인 농특산물 청도반시와 더불어 복숭아, 배, 사과, 포도, 대추 등이 농가의 주된 수익원인데 미국선녀벌레로 인한 피해가 큰 실정이다.

청도에서 미국선녀벌레가 목격된 것은 불과 몇년 전으로, 지난 2016년 청도읍 일부 지역에서 관찰됐다.

청도군농업기술센터는 농촌진흥청 등과 협의를 통해 돌발해충 퇴치를 위한 방제작업에 나섰다. 지난 2017년 7606만원을 시작으로 매년 예산을 증액해 올해 1억8060만원(7월 재배정 5000만원 포함) 등 총 6억5679만원을 투입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현재까지 나타난 결과를 보면 청도군농업기술센터의 미국선녀벌레 방제작업은 실패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청도군 관계자는 "현재 군 전역에서 미국선녀벌레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몇년 전부터 돌발해충을 퇴치하기 위해 일제방역을 실시해오고 있으나 아직도 농가의 인식부족 등으로 완전 방제에 어려운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현재 과실 출하기에 접어들어 올해는 우심지역 및 취약농가 위주로 긴급 방제를 펼칠 계획이다"면서 "내년에는 예산을 대폭 증액한 5억원 정도를 마련해 봄철 미국선녀벌레가 약충 단계일 때부터 전 지역 일제방역을 실시해 완전 퇴치가 될 수 있도록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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