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는 16일 오후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 1번 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파트 단지 앞 배송을 일시중단하고 정상배송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택배노조는 서울 강동구에 있는 한 아파트의 지상 출입금지 조치에 맞서 지난 14일부터 세대별 배송을 멈추고 아파트 단지 앞에 택배 상자를 쌓아 둔 뒤 입주민들이 찾아가도록 안내했었다.
하지만 이틀 만에 세대별 배송을 다시 시작한 것이다. 택배노조는 택노동자들이 수많은 항의전화와 문자를 받아서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택배노조는 “행동에 참여한 택배노동자들에게 수많은 항의 전화와 문자들이 쏟아지고 있어 택배노동자들 중에는 일을 그만 둘 생각까지 할 정도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하는 상황”이라면서 “이로 인해 노동조합은 해당 조합원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아파트 단지 앞 배송을 일시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단지 앞 배송을 중단하는 대신 택배노조는 아파트 입주민을 향해 택배 기사들의 고충을 알리는 취지의 농성을 시작한다.
택배노조는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의 마음을 추스르고 해당 아파트의 더 많은 택배노동자들도 동참할 수 있도록 설득해 더 큰 행동에 나설 것”이라면서 “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오늘을 기점으로 아파트 앞에 무기한 농성과 촛불집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아파트는 공원형 아파트로 설계된 터라 아파트주민들이 안전상의 이유로 지난 1일부터 단지 내 지상도로로 차가 다니지 못하도록 전면 통제했다. 이 아파트의 주차장 높이가 2.3m에 불과해 평균 2.7m에 달하는 일반 택배 차량은 주차장 진입조차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택배기사들이 단지 안에서는 손수레를 이용해 배송하거나 사비로 저상탑차로 개조해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아파트입주민과 갈등이 심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