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재명 청와대 첫 회동

문재인(왼쪽)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환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6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2017년 당 대선후보 경선 때 모질게 한 부분에 대해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1위 후보가 되니 그 심정 아시겠죠”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47분부터 11시57분까지 50분 동안 청와대 상춘재에서 이 후보와 차담(茶談) 형식의 면담을 하고 이런 대화를 나눴다고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앞서 이 후보는 2017년 민주당 19대 대선 후보 경선 때 문 대통령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바 있다. 이날 이 후보가 사과하고, 문 대통령이 받아준 것은 당내 최대세력인 ‘친문(친문재인)’의 지지를 결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수석에 따르면 이날 면담에서 이 후보는 문 대통령이 전날 국회에서 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언급, 공감대를 찾는 데 주력했다.

이 후보는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해 “잘 들었고, 내용도 꼼꼼히 살펴봤다. 제 생각과 똑같아 대부분 공감했다”며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을 가장 존경하는데, 대통령께서도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 거기서 아마 공통분모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이 “정책 경쟁이 돼야 한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 시대이기 때문에 정책도 과감하게 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밝히자 이 후보는 “대통령과 제 생각이 너무 일치해서 놀랄 때가 있다”고 답했다.

문재인(왼쪽) 대통령이 2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차담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이 후보는 임기 막바지에 접어든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40% 안팎을 오가는 데 대해서도 “우리 민주 정치사에서 유례없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참 놀랍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행이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 후보에게 기업들과 많이 만나볼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대기업들은 자기 생존을 넘어 대담한 목표까지 제시하고 있지만, 그 밑에 있거나 대기업이 아닌 기업은 힘들다"며 "그러니 자주 현장을 찾아보고 그 기업들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어떻게 도와줄 것인지에 대해서 많이 노력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소 중립을 비롯해서 전환하는 것이 시대적으로 불가피한 과제가 됐는데, 우리 정부는 그 과정에서 약자들을 포용하는 것에 방점을 많이 뒀다"며 "다음 정부에서도 누가 하든 약자들에 대한 포용에 세심한 배려를 할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대선을 준비하며 “안 가본 데를 빠짐없이 다 가보려고 한다”는 목표를 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방역을 잘해서 이번 대선이 활기차게 진행되고, 조금 열린 가운데 자유롭게 선거운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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