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안철수, 이준석과 만나야 할 필요성 못 느껴"

이준석 "시간끌지 말고 합당, Yes 또는 No로 답해라"

이준석(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논의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실무협상이 결렬되면서 양당 대표의 결단만 남은 상황이지만, 신경전이 거세지면서 대립은 격화되는 모양새다. 특히 국민의당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논의 시한을 오는 8일로 ‘최후통첩’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어 합당 여부는 안갯속에 빠졌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대표가 본인 휴가와 합당 일정을 연동 시켜 마치 장난하는 것처럼 대하고 있는데 국민의당이 맞장구쳐줄 필요가 있나”라면서 “안 대표 역시 이 대표와의 만남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국민의당과 합당 협상 시한을 이달 8일까지로 못 박았다. 당 대표 휴가 일정(9~13일)과 합당을 위한 실무 절차(2~3주) 등을 고려하면 기한 내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국민의당은 반발, 이 대표의 고압적인 태도를 문제 삼았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와 만난다 한들 진정성 있는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없다”며 “안 대표가 대권후보로 출마해서 야권의 외연 확장 역할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국민의당 당헌 개정을 해서라도 안 대표가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 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할 수 없다. 국민의당 당헌에 따르면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선출직 당직으로부터 대통령 선거일 1년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

이 대표는 권 원내대표의 라디오 인터뷰가 끝난 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당은 반복적으로 국민이 알아들을 수 없는 자신들만의 용어로 시간을 끌려고 한다”며 “합당에 대해 Yes냐 No냐가 중요하고 만나는 것에 대해서 Yes냐 No냐 답하시면 된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가 안 대표의 독자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합당을 둘러싼 양당 간 기 싸움은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합당이 무산, 대선 후보가 선정되기 직전인 11월 야권이 통합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입장은 단호하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안 대표를 향해 “왜 자꾸 이 문제를 지지부진하게 끌고 계시는지를 잘 모르겠다”며 “하루빨리 야권 단일화에 참여하시는 것이 맞지, 11월에 가서 어떻게 하려 하는 것은 커다란 오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실무협상단은 합당을 논의해왔으나, 지난달 27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협상을 종료했다. 양당은 당 재정 및 사무처 인력·당원 승계, 당 기구 구성에 의견을 모았다. 다만 당명과 야권 단일후보 플랫폼, 차별금지위원회 당규 제정 등을 두고 이견이 발생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