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대선, 미래로 가기 위한 선택…수준 높은 경선돼야"

더불어민주당의 대선주자인 이재명(왼쪽)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당내 대선 후보들을 향해 ‘네거티브 자제’를 요구했다.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사이의 공방전이 과열되면서 대선 본선을 고려해 다짐했던 ‘원팀 경선’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송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후보들의 네거티브로 당원과 국민들로부터 염려를 받고 있다”며 “대통령 선거는 과거에 대한 논쟁이 아니라 미래로 가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의 발언은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갈등이 연일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이 지사는 여권 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이어왔지만, 최근 이 전 대표가 상승세를 타면서 양측의 공방전은 격화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재명 SNS 봉사팀’을 앞세워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는 경기도 산하기관 임원인 진모 씨가 ‘이재명 SNS 봉사팀’이라는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이 전 대표를 대상으로 한 조직적인 네거티브 공세를 펼쳐왔다는 논란이다.

이 지사 측은 문제가 된 진씨의 직위를 해제하고 감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전 대표 측은 이를 경기도 차원의 조직적 여론 조작으로 규정,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측은 국가 선관위와 민주당 중앙당 선관위의 진상조사가 미진하면 직접 고발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 지사 측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사태를 언급, 책임론을 제기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 전 대표 측은 당시 반대 표결에 했다며 반박했다. 이 밖에도 이 지사 측은 이 전 대표가 동아일보 기자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칼럼을 쓰고, 전남지사 때 박정희 기념사업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전 전 대통령의 칼럼에 대해서는 당시 권익현 민정당 사무총장의 발언을 인용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정희 기념사업추진위원회에 대해서는 2017년 광화문에 동상 건립을 추진, 우상화 움직임을 보이자 참여를 철회했다고 반박했다.

경선이 다가올수록 두 주자 간 공방전은 한 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 지도부는 경선이 캠프 간 정면충돌로 비화, 그동안 강조해오던 ‘원팀’ 기조가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당 지도부는 우선 5주 연장돼 순연됐던 TV토론을 재개하기로 했다. 시기는 오는 28일과 내달 4일이다. 대선 정책 준비단도 출범 시켜 당 차원의 대선 공약도 마련하기로 했다.

송 대표는 “다시 못 볼 사람처럼 공격하지 말고 대선이 목표라고 한다면 금도 있는 논쟁,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정책질의와 상호공방이 벌어지는 수준 높은 경선이 되기를 바란다”며 “당 선관위에서도 신사협정을 체결하고 정책적이고 미래 경쟁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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