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정권교체 중심은 국민의힘…좋은 정치로 국민께 보답"

'처가리스크' 尹보다 도덕적 우위 평가…입당 후 우군 확보할 듯

尹, 독자 행보 고수 "정치적 손해있어도 내가 정한 방향대로 갈 것"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이준석 대표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야권 대선 후보 지지율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안 주자로 거론되는 만큼, 야권의 대선판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최 전 원장의 국민의힘 입당은 지난달 28일 감사원장을 사퇴한 지 17일 만이다. 또 지난 7일 정치참여 선언을 한 뒤 일주일 만이다. ‘속전속결’로 입당을 결론지은 것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그는 판사·감사원장 시절 정치권과 거리를 뒀다. 특히 감사원장 시절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감사’를 통해 현 정권과 신경전을 벌이며 ‘탈원전 투사’로 급부상하긴 했지만, 다른 주자들보다 상대적으로 지지율과 인지도가 낮다. 정치적 경험도 없어 별도의 계파나 조직도 없다. 비전이나 국정운영 능력도 검증되지 않았다.

이에 최 전 원장은 입당과 함께 조직을 꾸리고 정책을 개발하는 데 있어 당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는 장모의 법정구속 이후 ‘처가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윤 전 총장보다 도덕성 측면에서 비교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또한 부친은 6·25 전쟁 영웅인 해군 예비역 대령이고, 조부는 독립유공자다. 보수지지층의 선호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 전 원장은 당 지도부를 비롯한 현역 의원들로 구성된 우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반기문재단에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예방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최 전 원장이 '속전속결'로 국민의힘에 발을 담갔지만, 윤 전 총장은 아직 입당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독자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2일에도 야권 대선주자 가운데 가장 먼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예비후보등록을 하며 입당이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또한 그는 이날 반기문 전 UN사무총장과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국민의힘 입당 시기에 대해 말을 아꼈다. 다만 “어떤 정치적인 손해가 있더라도 내가 정한 방향을 일관되게 걸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독자 행보를 통해 중도 지지층을 흡수, 국민의힘 입당 시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정치권에서는 최 전 원장의 등장으로 야권의 대선 열기가 고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최 전 원장이 입당과 함께 부상, ‘윤석열 1강 체제’를 흔들 수 있을 지에 대한 전망은 갈린다.

박상헌 공간과미디어연구소장은 “정치 신인인 만큼 앞으로 어떤 메시지를 낼지 또 위기에는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봐야 알겠지만, 확실한 것은 최 전 원장이 첫 단추를 잘 끼웠다는 점”이라면서 “윤 전 총장의 입당이 늦어질수록 최 전 원장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넓어지기 때문에 지지율·인지도 상승과 함께 지지 세력을 규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 전 총장 한 사람에게만 목을 매던 야권의 상황이 제법 달라졌다”며 “당분간 최 전 원장이 상승세를 타게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최 전 원장은 두고 봐야 할 인물”이라면서 “비토그룹이 없어 어느 정도 안정된 지지율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일 수 있는 계기(동력)를 만들 수 있을 진 의문”이라고 내다봤다.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도 "자신의 가치를 설명하고 대중에게 정치력을 선보인 다음에 입당해도 늦지 않았을 텐데, 이렇다한 이야기도 없이 입당부터 했다"며 "최 전 원장의 정치력과 관록으로는 '페이스메이커' 역할 밖에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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