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재명 연대, 한 자리 모여 이재명에 '통 큰 양보' 요구

이재명, 盧 언급하며 "원칙있는 패배가 결국 이기는 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열린 '민주평화광장·성공포럼 공동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광재 의원이 22일 경선 연기 불가론을 고집하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압박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재명 지사는 원칙론에 다시 한번 힘을 주며 경선 연기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선 연기 찬반을 두고 ‘반(反) 이재명 연대’로 묶인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 이광재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마리나클럽하우스에서 도심 군 공항 이전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 참석했다.

대선 경선 연기론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 개최에 앞서 참석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여권 내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지사에게 ‘통 큰 양보’를 요구했다. 흥행 등을 고려했을 때 국민의힘과 경선 시기를 비슷하게 맞추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라는 주장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당에서 지혜를 모을 것”이라는 답변을 냈다. 정세균 전 총리는 “매사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공론의장이 마련되고 충분한 토론을 거쳐 어떤 결론에 도달하면 모두가 승복해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이재명 지사를 압박했다. 이광재 의원은 “적어도 1차 접종이 끝났을 때 경선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강조했다.

반 이재명 연대가 경선 연기론에 힘을 실었지만, 이재명 지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했던 이야기를 빌어 ‘원칙’을 강조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오전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개 식용 및 반려동물 매매 관련 제도개선 국회토론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 집단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약속과 규칙을 지키는 데에서 나온다”며 “원칙이라고 하는 것이 그래도 중요하다. 노무현 대통령도 원칙 있는 패배를 선택하는 것이 결국 이기는 길이라고 말씀하셨다”고 강조했다.

이어 “갈등 국면에서 통 크게 받아주면 대범하다거나 포용력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고 개인적으로 유익하다는 점을 모를 만큼 하수는 아니다”며 “그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우리 당의 신뢰가 훼손되고 소탐대실의 결과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는 “일부에서 '전에는 연기를 주장하다 왜 이제 원칙을 얘기하느냐'고 (저를 비판)하는데 경선 시기에 대해 후보 간 다툼이 발생하니까 원천 봉쇄하기 위해 작년 8월에 예상 후보 의견을 취합해서 특별 당규를 만들었다”며 “특별 당규 생기기 전 이야기(연기 주장)를 가지고 이후에 원칙 지키자는 이야기를 비판하는 것은 왜곡에 해당한다. 자중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또한 이재명 지사는 ‘당내 주류 쪽에서 당무위원회의 의결을 주장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주류인지 잘 모르겠다. 그분 나름의 생각은 있겠지만 추측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선 연기가 제2의 계파 싸움으로 비화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는 “계파가 없다. ‘이재명계’라고 해서 당황스럽다. 제가 원래 ‘정성호계(이재명계 의원)’”라며 “이재명, 반이재명으로 분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이쪽 계니까 내 신념과 철학, 여론 관계없이 한쪽만 들겠다는 것은 구태정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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