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1차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뒤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새 역사를 썼다. 1985년생인 그의 나이는 올해로 36살. 헌정사상 원내교섭단체 대표로 30대가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권의 주변부에 머물렀던 20·30대의 반란으로, 세대교체에 대한 열망이 표출됐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가 불러온 돌풍은 국민의힘을 넘어 정치권 전반에 나비효과처럼 번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43.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대표에 선출됐다. 이 대표는 정치혁신의 신호탄을 쐈고, 나경원 후보를 비롯한 중진들은 체면을 구겼다.

헌정 사상 최초 30대 당 대표가 출현하자 정치권에서는 축하의 메시지가 잇따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전하며 “아주 큰 일하셨다. 훌륭한다. 우리 정치사에 길이 남을 일”이라며 “정치뿐 아니라 우리나라가 변화하는 조짐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메시지를 통해 “정치가 새롭게 변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로 꼽히는 진영 논리가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야권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우리 정치의 변화와 혁신을 갈망하는 국민과 당원의 마음이 새 지도부를 탄생시켰다”며 “국민을 통합시키는 새로운 정치에 새 지도부가 최선을 다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양당 진영정치의 적대적 공생이 아닌 새로운 보수로 혁신과 역동성을 기대한다”며 “합의된 변화를 만들어내는 국회, 다원성이 보장되는 국회로 만들 수 있는 민주적인 정당 관계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긴장감이 감지되기도 했다. 국민의힘이 인적 쇄신에 성공한 만큼 민주당도 대선 승리를 위해선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다.

여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기성의 정치에 대한 심판이기도 하다. 민심에 대한 두려움을 다시 한번 절감한다”며 “우리 민주당은 기성 정치의 구태를 얼마큼 끊어냈는지 돌아본다”고 밝혔다.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보수의 변화가 반갑다. 민주당도 더욱 신발 끈을 동여매고 부단히 노력하겠다”며 “지금까지 정치가 창과 방패의 대결, 칼과 도끼의 싸움이었다면 지금부터는 '탄산수'와 '사이다'의 대결로 국민께 청량함을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꼰대정당’으로 비약되던 국민의힘의 변화가 정치권 전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표의 당선은 국민의힘의 이미지를 바꾸는데 큰 변화를 줬다. ‘0선’ 당대표의 당선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대선을 앞둔 시기인 만큼 당내 중진들도 정권 교체를 위해 이 대표의 행보에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앞으로 이 대표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당내 대선 후보 경선을 치르는 데 집중, 경쟁력 있는 후보를 만들고 보호하는 역할을 하면 된다”며 “정치권의 큰 변화이기 때문에 민주당에도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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