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해수부에 부담…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

野 "장관, 동네 구멍가게 흥정하는 자리 아냐…靑 사과해야"

13일 입장문을 통해 자진 사퇴를 밝힌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사진은 지난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박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사퇴했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배우자의 영국산 도자기 밀반입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사필귀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도 “염치를 갖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저의 문제가 임명권자인 대통령님과 해수부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제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라며 “오늘 해수부 장관 후보자로서의 짐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2015년 2월~2018년 2월 주영한국대사관에 근무했다. 이 기간 박 후보자의 배우자는 3000점 가량의 영국산 중고 도자기 그릇 등을 반입했고, 2019년 12월에 개점한 카페에서 판매했다. 이에 ‘관세 회피’ 의혹이 제기되자 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당시 관세청의 처분에 따르고, 배우자의 카페 운영도 접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그런 논란이 공직 후보자로서의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며 “모두 저의 불찰로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세 장관 후보자 가운데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박 후보자가 처음이다. 임 후보자는 가족을 동반한 외유성 해외 출장 의혹을, 노 후보자는 세종시 아파트 특별공급 재태크 논란과 자녀의 위장전입 의혹에 휩싸였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통해 “박 후보자 사퇴의 변은, 자칫 박 후보자의 사퇴만으로 나머지 후보자에 대해서 면죄부를 달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밝혔다.

배 대변인은 “부적절한 행동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공직 후보자가 이를 반성하고 스스로 물러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진즉에 해야 했을 사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누차 이야기했듯, 장관 자리는 동네 구멍가게에서 흥정하듯 하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지명 이후 한 달 가까이 국민께 상처와 혼란을 준 청와대는 사과해야 한다”면서 “임 후보자와 노 후보자도 염치를 갖고 결단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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