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24%…윤석열 23% 기록

진중권 "이재명, 친문과 관계 딜레마…대선 쉽지 않을 듯"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정진석 추기경 조문을 마친 뒤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눌렀다.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이지만, 4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다.

29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합동으로 조사한 4월4주차 전국지표조사(NBS·National Barometer Survey)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표본 오차 95% 신뢰수준 ±3.1%)에 따르면 이 지사는 24.0%를 기록했다.

윤 전 총장은 이보다 1%포인트 낮은 23%로 집계됐다. 지난주 조사와 비교하면 이 지사의 지지율은 1%포인트 하락했고,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1%포인트 상승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주보다 1%포인트 하락한 7%로, NBS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각각 4%를 기록하며 공동 4위에 올랐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3%로 그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유승민 전 의원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각각 1%씩 차지했다. ‘대통령감이 없다’는 응답은 21%였으며, ‘모름·무응답’은 8%였다.

이 지사는 진보진영에서 3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10%를 기록한 이 전 대표와 23%포인트 차이다.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힌 정 전 총리는 4%에 그쳤다. 김부겸 국무총리 내정자는 3%, 심 의원은 2%,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2%, 추 전 장관은 1%로 조사됐다.

아직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9월)이 4개월 가량 남았지만, 이 지사가 일찌감치 독주체제를 굳힌 셈이다. 특히 이 지사는 현안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엔 ‘재산비례벌금제’를 주장했다. 같은 죄를 지어 벌금형에 처해도 부자의 부담이 크지 않아 형벌의 효과가 떨어지는 반면, 빈자의 경우 가혹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그는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로 발생한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정부의 외교적 해법과 동시에 다양한 방식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코로나19 백신 수급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자 러시아산 ‘스푸트니트V(브이)’의 도입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지사가 현안에 연일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자 일각에서는 ‘어대명(어차피 대선 후보는 이재명)’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이재명(왼쪽에서 첫번째) 경기도지사가 지난 28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1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 개막식에서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경기사진공동취재단
이 지사의 상승세가 달갑지 않은 쪽은 당내 핵심세력으로 여겨지는 ‘친문’이다. 친문은 86운동권과 호남 출신 인사들로 꾸려져 있다. 이 지사는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다. 경북 안동 출신으로 정치적 기반은 경기도다. 2017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충돌한 뒤 친문과 감정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반대로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정치적 기반을 각각 전남과 전북에 두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냈던 만큼, 이 지사에 비해 친문들의 반감도 적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당의 ‘정통성’을 내세우며 이 지사와 각을 세우고 있지만, 존재감은 미미하다.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은 4·7 재보궐선거 패배의 여파로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고, 정 전 총리의 지지율은 좀처럼 탄력이 붙지 않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공개된 유튜브채널 ‘시사저널TV’ 영상에서 이 전 대표에 대해 "전략적으로도 멍청하다"고 밝혔다. 정 전 총리에 대해선 “인간적인 매력이 하나도 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지사에 대해서는 “친문, 극렬 당원 지지 없이는 후보가 되기 힘들고 그들과 같이 가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어 쉽지 않은 게임이 될 것”이라면서 “어차피 이재명으로 가야 하는데, 이재명과 (다른 후보를) 어떻게 붙이느냐에 대한 동상이몽에 빠져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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