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구도' 이낙연 전 대표 4·7 재보선 참패에 치명상…'될 사람'에 밀어주자 힘 실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제주 4·3 제73주기 추념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제공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세론’이 날개를 달고 있다. 여권 내에서 이 지사와 여권 내 '양강구도'를 구축했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7 재보궐선거 참패라는 치명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친문(친문재인) 진영이 제3주자를 추켜세울 가능성이 있지만,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꺾긴 어렵다는 분석이 짙다. 당에서도 ‘될 사람’에게 힘을 몰아줘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권 내 유력 대선 주자인 이 지사를 향한 ‘쏠림현상’은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JTBC 의뢰로 지난 10~11일 전국 성인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지사가 23.5%를 기록했다. 이 전 대표는 12.3%였다. 1위는 36.3%의 지지율을 얻은 윤 전 총장이 차지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재보선 직후 치러진 것이다. 4·7 재보궐선거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 사태와 맞물려 ‘정권심판론’이 강하게 작용했지만, 이 지사는 이번에도 여권 내 ‘지지율 1위’라는 타이틀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지사의 독주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보선을 진두지휘했던 이 전 대표가 패배의 책임과 직결돼 있어 반사이익은 이 지사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번 재보선은 여당에 대한 민심이 폭발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청와대와 보조를 맞췄던 이 전 대표 등 전·현직 총리들의 지지율은 타격을 피하기 어려웠지만, 일정 부분 거리를 두고 비문(非文) 노선을 지켰던 이 지사에게는 강점으로 작용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대권 가도에 초록불이 켜졌지만, 문제는 당내 최대세력으로 여겨지는 친문이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대선후보 경선에서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 공세를 쏟아내며 친문의 반감을 샀다. 이후 이 지사는 문 정부의 일원으로 여당과 ‘원팀’을 강조하며 관계 재설정에 나섰지만, 친문에서는 제3주자를 띄워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광재 의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그 예다.

그럼에도 이 지사가 대권 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재보선에서 패배로 이 전 대표는 사실상 대권 주자에서 ‘아웃'됐다. 친문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를 내세울 수 있겠지만, 상황상 이 지사가 여권의 대선 주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친문은 윤 전 총장에게 정권이 넘어가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은 이 지사에 힘을 보태리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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