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잘못했다" 맞서 국민의힘 "폭주 막아달라"…지지층 결집에 온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3월3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가 2일 시작됐다. 사전투표는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여야는 사전투표를 ‘1차 승부처’로 꼽으며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사전투표의 위력을 체감했던 만큼, 여야는 표심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 연일 고개 숙이는 민주당 "바닥 민심 변했다" 기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국민 여러분이 저희의 부족함을 꾸짖으시더라도 혁신 노력은 받아주시길 호소드린다”며 “새로 뽑히는 서울과 부산시장 임기는 1년이다. 코로나를 하루 빨리 극복하고 민생경제 회복에 전력해야 하는 귀중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에 대해 날을 세웠다. 그는 오 후보에게 제기된 ‘내곡동 땅 의혹’과 관련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아 이제는 수습 불가능한 지경”이라고 말했다. 또 “오 후보는 최소 3가지의 중대한 흠결이 있다”며 내곡동 의혹과 거짓말 논란, 용산참사 관련 발언 등으로 비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비정한 인식'을 문제 삼았다.

김태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바닥 민심이 변하고 있다. 하루 만에 흐름이 바뀔 수 있는 것이 선거라고 한다”며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터진 뒤 열세에 놓였지만, 지지율 결집을 통해 반등할 여지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직무대행은 “거짓말 후보, 일일 1 의혹 후보에 대한 민심의 의구심이 저변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이명박, 박근혜 시즌2가 안 돼야 한다는 시민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더욱 절실하고 겸손한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에서 4.7 재보선 투표참여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정권심판론' 앞세워 굳히기 전략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했던 국민의힘은 ‘정권심판론’을 앞세워 사전투표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투표를 독려하는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호소문에서 “코로나 장기화로 모두가 힘든 지금, 혈세 824억원이 들어가는 재보선이 왜 실시되느냐”며 “이번 선거는 민주당 출신 서울시장·부산시장의 추악한 권력형 성범죄를 심판하는 선거이자, 지난 4년간 문재인 정부의 참담한 실정을 심판하고 정권교체의 서막을 알리는 선거”라고 규정했다.

그는 “분노한다면 투표해달라. 대한민국을 걱정한다면 투표해달라. 나와 내 가족의 미래를 위해 투표해달라”며 “본 투표일은 공휴일이 아니다. 직장 등 생계 활동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는 기권자가 다수 발생할 우려가 있다. 오늘부터 이틀동안 진행되는 사전투표가 중요하다. 꼭 투표해서 문재인정부의 잘못된 폭주를 막아달라”고 강조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LH 사태 등에 사과하는 민주당 지도부를 비꼬았다. 그는 “사과했으니 다시 찍어달라는 것은 국민 화를 돋우는 일”이라면서 “앞으로 이런 일을 되풀이하지 않고 어떻게 할 지 진솔하게 이야기하지 않는 건 선거를 앞둔 면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선거가 지나면 (민주당은) 언제 그랬냐는 듯 본색을 드러낼 거라고 생각한다”며 “기존 행태로 봐서는 임시변통으로 넘기려는 사과로 보여서 더 화가 난다”고 말했다.

사전투표율 추이. 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야가 사전투표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유는 사전투표율의 힘 때문이다. 2013년 도입된 사전투표제는 2014년 지방선거와 2016년 총선에서는 12% 안팎에 불과했다. 하지만 본투표와 달리 주말에 진행되는 데다 접근성과 편리성이 주요한 영향을 미치면서 2017년부터는 20%를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 총선에서는 26.7%까지 치솟았고, 전체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정당에 유리하다는 정치권의 통념이 적용되면서 민주당은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서 내리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층이 흔들리고 있어 이번에도 이 통념이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사전투표는 전국 722개 사전투표소에서 실시된다. 투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선거인은 별도 신고 없이 전국 사전투표소 어느 곳에서나 투표할 수 있다.

투표할 때는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발열이나 호흡기 이상이 없는 경우 손 소독 후 위생장갑을 착용하고 투표해야 한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거나, 체온이 섭씨 37.5도인 유권자는 별도로 설치된 임시기표소에서 투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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