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국무장관·오스틴 국방장관 첫 접견…북한에 대한 직접적 언급 없어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접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블링컨 장관, 문 대통령, 오스틴 장관.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한미 양국은 민주주의와 인권 등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는 70년 동반자”라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빈틈없는 공조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접견하며 이같이 밝혔다. 조 바이든 정부가 출범한 뒤 미국의 고위급 인사와 가진 첫 만남이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두 외교·안보 수장이 취임 후 우선적으로 함께 한국을 방문한 것은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바이든 대통령님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시작된 미국의 귀환, 외교의 귀환, 동맹의 복원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는 복합적인 위기 속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며 “한국 역시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양국 관계를 발전시킬 기회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미 외교·국방 장관이 참여해 열린 '2+2 회담'과 방위비분담협정 가서명식을 언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함께 한미동맹이 더욱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튼튼한 토대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 국민들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으로서 한미동맹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을 든든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첫 순방지로 한국을 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한미동맹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다시 강조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한 블링컨 장관은 “동맹을 재확인하는 것뿐 아니라 한미동맹을 키워나가고 강화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을 꼭 전해달라고 했다”면서 “문 대통령이 한미동맹을 ‘평화·안보·번영의 핵심축’이라고 했는데 적절한 단어 선택이다. 더 많은 교류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강력한 한미동맹에 대한 의지를 꼭 전해달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를 갖고 왔다.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의 (믿음은) 철통같다”며 “한미동맹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에 있어서는 너무나 중요하다. 세계가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이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두 장관과 함께 북한 문제를 다룰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북한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강도 높은 비판이 담긴 대남·대미 메시지를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날 문 대통령과 두 장관은 북한에 대한 내용을 심도있게 다루지 않았다. 다만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양국의 시급한 과제인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책을 위해 수시로 각급에서 협의와 소통을 이어가고 한미가 함께 공동의 대북전략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 사기 쇼'를 더는 볼 수 없다는 최후통첩을 하기 위해 방한한 것"이라면서 "전임 트럼프 전 행정부와 전혀 다른 분위기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밝히는 등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기 전까지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과 두 장관의 만남에서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결성한 비공식 안보 회의체 쿼드(Quad)와 관련한 언급도 없었다. 쿼드 가입국은 인도·태평양에 위치한 인도, 호주, 일본, 미국이다. 여기에 한국과 베트남, 뉴질랜드가 들어가면 '쿼드 플러스'가 된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중국을 최대 교역국으로 둔 만큼, 다소 애매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날도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쿼드에 대한 직접적인 논의는 없었다”며 “우리 정부는 포용성·개방성·투명성 등 협력 원칙에 부합하고 국익과 지역 글로벌 평화 번영에 기여한다면 어떤 협의체와도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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