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회의에 참석한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오른쪽)와 미국의 도나 웰튼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는 8일(현지시간) 방위비분담 협상과 관련, 한미 협상 대표 간에는 인상률과 기간을 합의했지만 각자 내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 만큼 아직 공개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정 대사는 양국이 이달 중순 추진 중인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 이전에 관련 내용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을 위한 4박5일 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정 대사는 “협상에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한미 간에 합리적이고 공평하고 상호 간에 수용 가능한 합의를 이뤘다고 자평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당국이 전날 원칙적 합의를 이뤘다고 발표한 부분과 관련, “협상대표 간에는 일단 합의가 이뤄졌지만 결국은 각자 내부적 보고 절차를 거쳐서 승인받고 확정이 돼야 한다는 차원에서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타결된 합의 기간과 인상률과 관련해선 “대표 간에는 합의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내부 절차 완료 이전에는 절대 언급하지 않기로 미측과 인식을 같이했으니 양해 해달라”고 말했다.

인상률이 13% 이하인지에 대해선 “지난해에 양측 간의 잠정적인 합의에 대한 언론상의 보도가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만 했다.

한미 협상단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당시인 지난해 3월 2020년 분담금을 전년보다 13% 인상하는 안에 잠정 합의했다가 트럼프의 거부로 무산됐고, 한국 정부 역시 이 인상률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협상에 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양국의 협상 과정과 각종 보도를 종합할 때 기존 대비 13% 안팎의 인상률에 다년 계약에 공감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최종 확정 및 가서명 시기에 대해 정 대사는 “상당히 유동적인 측면에서 당장 결정돼 있다고 제가 말하기 어렵다”며 “다만 내용에 대한 발표가 먼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오는 17∼18일로 추진되는 미 국무·국방 장관 방한 때 서명이 이뤄지느냐는 질문에 “방한 전에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앞서 한미 당국은 지난 5∼7일 사흘간의 협상을 통해 SMA 체결을 위한 원칙적 합의에 이르렀다며 사실상 타결 소식을 전날 전했다.

양국은 내부보고 절차를 거쳐 대외 발표 및 가서명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미 모두 인상률을 포함해 몇 년짜리 합의를 이뤘는지 등 구체적인 사안은 밝히지 않았다. 미 국무부는 의미 있는 증액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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