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의 파동’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신 수석이 사의를 철회했지만,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으로 규정하며 공세에 나서고 있다. 검찰 개혁과 인사 등을 둘러싼 여권 핵심부의 균열이 표면화된 만큼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신 수석의 사퇴 파동으로 문 대통령의 리더십이 크게 손상됐고 국정 불신을 초래했다”며 “이 점에 대해서 해명이나 사과 없이 애매하고 어정쩡하게 넘어가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신 수석의 결기가 작심삼일에 그쳤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요구대로 ‘우리 편’에 서기로 해서 투항한 것은 아닌지 대단히 의아스럽다”며 “모든 공직자는 헌법, 국민에 충성하면서 불의와 불법 방지에 직을 걸어야 한다. 신뢰를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지기는 한순간이다. 신 수석의 향후 행보와 처신을 잘 지켜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사건을 레임덕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갈등이 봉합됐다고 볼 게 아니다. 부끄러운 일”이라며 “대통령의 가장 핵심 측근이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권력 핵심의 반란은 정권의 말기적 징후”라고 평가했다.

앞서 신 수석은 지난 7일 이뤄진 검찰 고위급 간부 인사를 두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충돌, 여러 차례 사의를 표명했다. 이후 지난주 돌연 휴가를 내고 숙고의 시간을 가진 그는 전날 문 대통령에게 거취를 일임하며 업무에 복귀했다. 문 대통령의 결정이 남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신 수석의 사의를 만류해 재신임의 가능성이 커 보인다. 청와대도 일단락됐다는 입장이다.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권 내 극심한 혼란을 초래한 신 수석의 사의 파동이 2주 만에 봉합됐지만,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 리더십은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권력 핵심부의 불협화음이 낱낱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집권 5년 차에 접어든 만큼, 신 수석의 사의 표명은 청와대의 참모진 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과 마주할 수밖에 없게 됐다.

신 수석의 사의 표명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YTN 의뢰로 지난 15~19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3010명에게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1.8%포인트)를 한 결과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0.7%포인트 내린 40.6%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부정 평가는 1.4%포인트 오른 56.1%였다. 긍정·부정평가 간 차이는 15.5%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홍영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단순 의사결정 과정으로 보면 (신 수석의 사의 표명이) 레임덕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리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조국 사태와 추미애·윤석열 사태와 달리 큰 영향력을 발휘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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