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재난지원금 지급 강조…국민의힘 "재보선 승리 다짐"

박영선·우상호·나경원·오세훈, 코로나로 힘든 시장 상인들 위로

이낙연(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설 연휴를 앞두고 여야가 민심 잡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4차 재난지원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약속했고, 국민의힘은 4·7 재보궐선거 필승을 다짐했다. 서울시장에 도전한 여야 예비후보들도 표심을 잡기 위한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설 연휴에도 사회적 거리 두기와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되지만, 4·7재보궐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민의의 바로미터로 여겨진 ‘밥상머리 민심’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1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당·정·청이 4차 재난지원금 협의를 시작해서 추경 조기편성 원칙에 합의했다”며 “설 연휴 이후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두고 불거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갈등이 봉합, 추가경정예산안을 조기에 편성하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밖에도 이 대표는 이날 ‘가짜뉴스’ 근절 등을 통한 언론 개혁 추진의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오후에는 호남 민심을 다독이기 위해 나주로 내려갔다. 국민의힘은 오는 4월 치러질 재보선 승리를 다짐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에서 설 명절 인사를 전하며 “수권정당으로서 코로나19 이후 경제와 사회 변화에 대비 체제를 갖추고 4차 산업혁명과 미래 변화를 선도하겠다”며 “국민과 하나 된 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이 코로나에 지친 우리 국민들의 삶에도 곧 새 희망이 찾아올 것”이라면서 “우리 함께 새봄에 새 희망을 만들어가자. 함께하면 넘지 못할 산도 건너지 못할 강도 없다. 함께하면 반드시 승리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여야 후보들이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오전부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우상호 후보는 각각 남구로시장과 대림시장을 찾았다. 국민의힘 소속의 나경원, 오세훈 후보도 각각 남대문시장을 방문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마포구의 한 키즈카페에서 '직장맘'들의 고충을 들었고, 무소속 금태섭 후보는 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꽃시장을 찾았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장에 출마를 선언한 여야 예비후보들은 민생 현장으로 향했다. 민주당의 박영선, 우상호 예비후보는 이날 표심의 진앙지로 꼽히는 전통 시장을 공략했다. 박영선 후보는 구로구에 있는 남구로시장을 방문해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운 상인들을 격려했다. 전통시장 전용 상품권인 온누리상품권으로 설 제사용품을 샀다. 설 연휴를 앞두고 18대부터 20대 국회까지 내리 3선(17대 국회 비례대표)을 한 ‘친정’과도 같은 곳을 찾아 표심을 잡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우상호 후보는 서울 은평구의 대림시장으로 향해 시장 상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 자리에는 지역구 의원인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함께했다. 박주민 의원이 우상호 의원의 유세에 참여한 것은 지난달 20일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을 한 뒤 처음이다. 우상호 후보는 이날 양천구 신정동에서 대학생과 소통, 2030 표심을 겨냥한 행보도 이어간다. 전날에도 그는 신촌 대학가를 찾아 청년들과 현장 간담회를 했다. 야권 서울시장 예비후보들도 설 민심을 잡기 위해 제각각 민생 현장을 누볐다. 국민의힘 양강 후보인 나경원, 오세훈 후보는 이날 오후 시차를 두고 각각 중구에 있는 남대문시장을 찾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어려운 점을 들었다. 같은 당의 오신환 후보는 간호사회를 방문한 뒤 서울역 노숙인 무료급식소를 찾아 배식 봉사활동에 나섰다. 조은희 후보는 서초구청장의 신분인 만큼,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았다. 이 밖에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마포구의 한 키즈카페를 방문해 코로나19로 육아와 가사, 근로 등을 병행한 ‘직장맘’의 고충을 들었다. 무소속의 금태섭 후보는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인근의 꽃시장을 찾아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를 이뤄내 서울시장 선거를 승리로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과거에 비해 정치권에 큰 이슈가 없는 점, 예상되는 여야의 경선 결과에 국민 관심이 떨어진 점, 유튜브 등 미디어의 발달로 식사를 하며 정치적인 의견을 나누고 결론을 내리는 일이 늘었다"면서 "밥상머리 민심을 가볍게 볼 순 없지만,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김욱 배제대학교 교수는 "사람들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야 여론이 형성된다"면서 "코로나19로 모이는 것 자체가 어려워 이번에는 (밥상머리 민심의) 영향력이 이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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