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간 대화에 남측 끼어드는 것, 주제 넘는 일…제재완화와 핵 안 바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평안남도 순천시 순천인비료공장을 찾아 현지 지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정하영 기자]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직접 받았다며 북미 대화에 남한이 주제넘게 끼어들지 말라고 11일 경고했다.

이는 트럼프의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겠다고 밝힌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우리 정부를 겨냥한 발언이다.

김 고문은 이날 발표한 담화를 통해 “제재 완화를 위해 핵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수용해야만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고문은 "평화적 인민이 겪는 고생을 조금이라도 덜어보려고 일부 유엔 제재와 나라의 중핵적인 핵 시설을 통째로 바꾸자고 제안했던 베트남에서와 같은 협상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고문은 "명백한 것은 이제 다시 우리가 미국에 지난 시기처럼 시간을 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는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일방적인 강요나 당하는 그런 회담에 다시 나갈 필요가 없고, 회담 탁자 위 장사꾼들처럼 무엇과 무엇을 바꿈질할 의욕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고 10일 청와대가 전격 발표한 데 대해 "자중하라"고 경고했다.

김 고문은 "남조선 당국이 숨 가쁘게 흥분에 겨워 온몸을 떨며 대긴급통지문으로 알려온 미국 대통령의 생일축하 인사라는 것을 우리는 미국 대통령의 친서로 직접 전달받은 상태"라며 "아마도 남조선 당국은 조미 수뇌들 사이에 특별한 연락 통로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것 같다"고 비웃었다.

이어 김 고문은 "한 집안 족속도 아닌 남조선이 우리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미국 대통령의 축하 인사를 전달한다고 하면서 호들갑을 떨었는데, 저들이 조미관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보려는 미련이 의연 남아있는 것 같다"고 한국을 비하했다.

그는 "수뇌들 사이에 친분관계를 맺는 것은 국가들 간의 외교에서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남조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에 중뿔나게 끼어드는 것은 좀 주제넘은 일"이라고 비꼬았다.

김 고문은 "이런 마당에 우리가 무슨 생일 축하 인사나 전달받았다고 하여 누구처럼 감지덕지해 하며 대화에 복귀할 것이라는 허망한 꿈을 꾸지 말라"며 "끼어들었다가 본전도 못 챙기는 바보 신세가 되지 않으려거든 자중하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한국에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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