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농담도 하고 죽으로 식사할 수 있는 상태"
"금주 중에 퇴원… 퇴원 이후 통원 치료 예정"
김현철 "개헌 등에 의한 정치 변화 과정에서 정치 모색"

출처=김현철 전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페이스북
[김광덕 뉴스본부장 시사 인터뷰] 폐렴으로 1년 6개월 동안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오던 김영삼(87) 전 대통령이 금명간 퇴원해 상도동 자택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김 전 대통령의 실제 건강 상태와 퇴원 이후 계획 등이 궁금해졌다. 15일 전화 통화로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전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과 인터뷰를 갖고 이런 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어봤다. 김 전 부소장은 "아버지의 소망은 상도동에 건립 중인 '김영삼 전 대통령 기념도서관' 사무실에 출근해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해 "폐렴은 거의 완치됐고, 다른 사람들과 쌍방향 대화가 가능한 상태"라며 "죽을 드시고 휠체어 도움을 받아 거동할 수 있는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종종 농담도 하신다"면서 사례를 소개했다.

김 전 부소장은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는 "앞으로 개헌이나 남북관계 변화 과정에서 정치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과정에서 (정치적) 자리매김을 모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 전 부소장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버지께서 퇴원한다"고 밝히면서 김 전 대통령이 손으로 브이(V)자를 그리는 사진 등을 공개했다.

출처=김현철 전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페이스북

-김영삼 전 대통령이 언제 퇴원하는가.

"이번 주에 퇴원한다. 1년 6개월 병상에 누워 계셨고, 그동안 집중 치료, 물리 치료 등을 받았다. 원래 (김 전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시니까 저희는 쾌차하리라 생각했다. 올 연초부터 건강이 상당히 좋아지셔서 병원 측으로부터 '퇴원해도 좋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금주 중에 날을 선택해서 퇴원할 것이다. 어느 날이 좋은지 병원 측과 조율하고 있다."

-그러면 금주 중에 퇴원하는 것인가.

"그렇다. 내일이나 모레 양일 중 생각하고 있는데, 특별한 일은 없을 것이고 컨디션도 좋아서 퇴원에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본래 어느 부분의 건강이 좋지 않아서 입원했는가.

"지난해 4월 5일 가벼운 감기 증세가 있어서 입원했다. 당초 하루이틀 입원하고 퇴원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방객이 많아서인지 갑자가 면역력이 떨어진 것 같다. 급성 폐렴으로 좋지 않게 발전해 상당히 고생하셨다. 부작용으로 음식 삼키는 데 장애가 생겼다. 또 거동이 조금 불편해지고, 심혈관에도 좀 문제가 생겼다. 합병증처럼 돼서 치료가 오래 걸린 것이다."

-지금은 식사할 수 있는 상태인가.

"폐렴은 거의 완치된 상태이다. 결국 거동과 식사 문제도 상당히 좋아지셨다. 식사는 죽을 비롯한 유동식으로 드시는데, 밥을 드시는 것은 좀 어렵다."

-걷는 것도 가능한가.

"혼자서 직접 걸을 단계는 아니고, 아무래도 당분간 휠체어 타셔야 할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이 사람을 알아보는가. 그리고 의식은 괜찮은 상태인가.

"의식이 다 돌아오셨다. 상대방과 자유롭게 대화하는 편이다. 쌍방향 대화가 충분히 되고 농담도 하실 정도이다. 가령 제가 미국에 다녀온 뒤에 '잘 다녀왔다'고 귀국 인사를 드렸다. 그러자 아버지께서는 '자네는 잘 다녀왔겠지만 내 걱정은 하나도 안됐느냐'고 농담조의 말씀을 하셨다. 이번에 1년 6개월 만에 상도동 집으로 들어가시니까 휠체어 이동을 위해 집의 턱을 없애는 등의 수리를 했다. 수리가 다 끝나서 '아버지께서 가시기만 하면 될 것 같다'고 말씀 드리니까 아버지께서는 “상도동 수리 다 끝났으면, 내 수리도 끝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씀하셨다. (웃음)"

출처=김현철 전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페이스북

-김 전 대통령이 상도동으로 들어가는 소감을 뭐라고 했는가.

"감회가 굉장히 깊다고 하셨다. '내가 얼마 만에 가는 것이지'라고 묻기도 했고, '상도동에 빨리 가고 싶다'고도 말씀하셨다."

-상도동 자택으로 가면 어떻게 지내는가.

"상도동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김영삼 전 대통령 기념도서관' 이 건립되고 있는데, 현재 완공 단계이다. 올 연말에 준공식을 갖는다면 주인공인 아버지는 당연히 참석해야 한다. 아버지는 '도서관이 오픈되면 사무실로 매일 출퇴근하고 싶다'고 예전부터 말씀하셨다. 그게 소망이고 꿈이다. 거기서 국내 손님이나 외국 귀빈을 만나는 등의 일정을 소화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계셨다. 퇴원하면 안정을 취한 뒤 사무실로 출근해서 공식적 행사를 가질 생각이다."

-상도동 자택으로 간 뒤 치료는 계속 받는가.

"통원 치료를 받을 것이다. 주로 물리치료가 될 것이다. 서고 앉고 운동하는 재활치료를 집중적으로 받게 될 것이다."

-김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의 건강은 어떤가. "어머니 건강 좋으신 편이다. 주변에서 어머니 건강을 많이 걱정하는데 건강 양호하시다. 아버지를 1년 6개월 동안 간호하신다고 좀 그러셨다."

-김 전 부소장은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저는 일상으로 돌아와 대학 강의(한양대 특임교수)를 하고 있다. 정치에 입문하지는 않았다. 앞으로 정치권의 변화가 예상된다. 여야 관계도 그렇고 해서 정치적 변화가 있으리라고 본다. 개헌, 남북관계 변화 등을 계기로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정치적) 자리매김을 모색해 볼 생각이다."

-그러면 정치를 모색하는 것인가.

"지금까지 정치는 '87년 체제'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져 왔다. 반드시 변화가 있어야 한다. 이념, 지역 등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정치 구도여서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과거 유신 시대에도 대화가 이뤄졌는데, 지금은 정치가 실종됐다. 제도적으로 고치려면 반드시 개헌해야 한다. 선거법도 완전히 바꿔야 한다. 권력구조가 대통령중심제에서 내각제로 바뀐다면 선거구제도 소선거구제에서 중대선거구제로 바꿔야 한다. 그런 문제에 대해 제가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야 되겠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정치를 모색하게 되면 여야 중 어느 쪽을 택할 생각인가.

"저하고 맞는 쪽하고 해야 하는 것이다. 앞에 말한 이슈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임하는 분이나 세력들과 심도 있게 얘기해 나가고 싶다. 가령 개헌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여야를 떠나 정치권에 많이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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