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손과 발이 차갑고 시림을 느끼는 것은 누구나 겪는 당연한 현상이다. 하지만 계절에 상관없이 손발 시림, 차가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기온이 추위를 느낄만한 정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손과 발에 지나칠 정도의 냉기를 느끼는 병을 ‘수족냉증’이라 한다.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혈액순환장애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추위와 같은 온도변화 및 외부자극 등 어떠한 원인에 의해 혈관이 수축되면서 손, 발과 같은 말초부위까지 혈액공급이 잘 되지 못해 심한 냉기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와 연관성이 높은 질병으로는 ‘하지정맥류’가 있다. 만일 발시림 증상이 유독 심하고, 이 외에 부종, 피로감, 무거움 등의 증상이 동반되었다면 해당 질병에 주목하여야 한다.

다리 내부에 존재하는 정맥 혈관 내에는 혈액이 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도록 도와주고 흐른 혈액이 역류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판막”이라는 밸브가 존재한다. 하지정맥류는 이 판막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어 정맥혈이 심장반대방향으로 역류하게 되는 질환이다. 이렇게 혈액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못하면 발시림, 저림, 통증, 찌릿함, 부종 등의 여러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발시림이 심한 경우, 따뜻한 물로 족욕을 통해 발의 온도를 낮추고자 하는 분들이 꽤 많은데, 만일 발시림의 원인이 하지정맥류라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해당질병은 혈관 질환으로 주변온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다리의 온도가 높아지게 되면 그만큼 혈관이 확장되면서 역류하는 혈액의 양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강남편하지의원 홍대진 원장은 “발시림 증상은 워낙 흔하게 나타날 수 있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는 분들이 많다. 또한 하지정맥류는 다리에 핏줄이 보여야 진단할 수 있다고 생각해, 두 질환을 연관지어 생각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라며 “하지만 핏줄이 보이지 않더라도 발시림이 심하거나 이 외 다리에 각종 불편한 증상이 있다면 해당 질병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정맥류는 자연적으로 나아지는 질환이 아니며,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하는 진행성 질환이기에 방치하지 말고 빠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불편함이 느껴졌다면 혈관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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