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환절기 날씨가 본격 도래한 가운데 미세먼지, 황사 관련 경각심이 생기고 있다. 특히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에 의한 알레르기 결막염 발병을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눈은 공기와 직접 접촉한 상태로 기능을 수행하는 신체 기관이다. 문제는 마스크로 가릴 수 없는 안구 특성 상 대기 중 오염물질에 즉각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미세먼지는 안구 건강을 위협하는 최대의 적으로 꼽힌다.

미세먼지는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크기를 가진 작은 입자상 물질인데 질산염, 암모늄, 황산염, 탄소화합물, 금속 화합물 등으로 이뤄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에 포함된 성분인 BC(Black Carbon)에 대해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미세먼지 속 유해물질이 지속적으로 안구에 닿으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결막염 발병 사례가 흔하다.

결막염이란 눈의 흰자 기장 바깥 부위를 감싸고 있는 투명한 막인 결막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이 닿으면서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발병 원인은 봄철 꽃가루와 황사, 미세먼지 등이 꼽힌다.

알레르기 결막염 발병 시 가려움증과 함께 결막 부종, 충혈 등의 증상이 두드러진다. 눈에 이물감이 느껴지고 평소보다 눈꼽이 더 많이 끼는 등 이상 증세가 뚜렷하다. 코가 막히거나 맑은 콧물이 나오는 등 알레르기 비염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알레르기 결막염 증상을 일시적인 염증 상태로 여겨 자가 치료에 그치는 등 방치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심지어 알레르기 결막염이 발병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콘택트렌즈, 미용렌즈를 착용해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결막염을 방치하면 각막상피가 벗겨지는 등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각막궤양으로 이어져 시력 저하까지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결막염이 의심되면 지체하지 말고 안과에 내원해 정밀 검사 및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알레르기 결막염 초기라면 인공눈물을 수시로 점안해 먼지, 이물질 등을 제거하는 치료 방법을 적용한다. 아울러 냉찜질, 항히스타민제 안약 처방을 병행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하면 스테로이드 안약 처방을 고려할 수 있으나 부작용에 유의해야 한다.

이승재 강남연세빛안과의원 대표원장은 "치료보다 가장 중요한 것이 예방인데 미세먼지, 황사가 심한 날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손을 자주 씻으며, 눈을 비비는 습관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씨라면 보호 안경을 착용하거나 인공눈물을 미리 점안하는 것도 지혜로운 방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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