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이용시설 야구장·공항 등 임대해 사업하는 '컨세션 매장' 인기

인천 국제공항 CJ에어타운내 '빕스 익스프레스(EXPRESS) 매장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휴게소 음식은 맛 없다"는 편견이 깨졌다. 오다가다 한 끼를 때우는 장소에 불과했던 휴게소, 병원, 야구장 등이 맛집 집결지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외식업체에 따르면 병원, 공항 등 시설에 임대해 들어가는 이른바 '컨세션(Concession) 매장'이 진화하고 있다. 특정 기업이 공공시설 내의 식음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에서 높은 수익을 위해 유명 맛집으로 매장을 구성하거나 사업장 특징에 맞춘 컨셉을 살려 차별화 전략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컨세션 사업으로 급부상한 곳은 인천국제공항이다. 지난해 연간 이용객 4,500만명을 돌파할만큼 붐비는 장소로 이곳에 점포를 내면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국제적 브랜드 인지도까지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는 3기 식음료 사업권을 따낸 CJ푸드빌과 SPC·아모제푸드 등이 한식 세계화와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해 뛰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 오픈한 고메 디저트. 사진=아모제푸드
아모제푸드는 올해 7월 공항 4층에 홍대와 청담동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8개 디저트 맛집을 모아놓은 '고메 디저트'(Gourmet Dessert)를 열었다. 간단하게 끼니를 챙길 수 있는 테이크아웃 전문점 카페아모제와 유기농 빵집 더브라운, 단팥빵 전문점 서울연인단팥빵, 해독 주스 바람을 몰고 온 머시주스 등이 자리를 잡았다.

CJ푸드빌도 지난달 공항 1층 입국장과 3층 출국장에 비비고·빕스·뚜레쥬르·투썸플레이스·계절밥상 등 외식 브랜드 25개를 모은 CJ에어타운을 열고 영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말 나들이객이 많아지면서 고속도로 휴게소 역시 식·음료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식 디저트 전문점 설빙은 최근 탄천휴게소점을 여는 등 현재 10개 안팎인 휴게소 점포를 2017년까지 50개로 늘리기로 했다. 설빙 관계자는 "올해 경부고속도로 안성휴게소와 청원휴게소에 입점하며 휴게소 사업을 시작했고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휴게소 점포를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다중이용시설에 업체들이 입점하는 것은 이런 시설의 경우 접근성이 좋아 주변에 유동인구가 많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영업할 수 있어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야구장에서도 풍성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평균 3시간 동안 진행되는 야구 경기 동안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고 경기를 관람하며 맥주를 즐기는 관람객들이 많은 특징을 살려 안주로도 제격인 메뉴들로 구성됐다.

최대 2만 7,000여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잠실야구장에는 츄러스 열풍을 일으킨 이태원 경리단길의 ‘스트리트 츄러스’와 꽃다발을 연상시키는 통 오징어 튀김 브랜드 ‘오짱’ 등이 새롭게 입점했다. 즉석에서 구운 삼겹살 정식을 판매하는 ‘통빱’, 곱창 골목으로 유명한 왕십리의 ‘어메불 족발·곱창’ 등도 있다.

수원 KT위즈파크에는 수원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시내 맛집이 입점했다. 수원 팔달구 통닭골목에서 30년이 넘도록 인기를 누리고 있는 ‘진미통닭’과 군만두와 쫄면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보영만두’ 등은 경기가 있는 날마다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큰 호응을 받고 있다. SK의 인천 문학구장의 신포 닭강정도 명물로 떠올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다중이용시설은 집객이 비교적 쉽고 입지도 좋아 '특수상권'으로 불린다"며 "이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컨세션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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