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필리핀 등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산

무라타·삼성전기 MLCC 공장에 영향

글로벌 MLCC 공급망 차질 우려 커져

삼성전기의 0402 MLCC를 손가락 위에 올려놓은 모습. 사진=삼성전기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세계 각국의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글로벌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공급망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부품이다. 스마트폰 1대당 보통 800~1000개의 MLCC가 들어간다. 자동차에는 최소 3000개에서 1만5000개의 MLCC가 필요하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필리핀 등 MLCC 주요 생산 국가에선 코로나19가 다시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는 일본 무라타와 함께 우리나라의 삼성전기 MLCC 공장 등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현지에 있는 MLCC 제조사는 또 한번 충격을 받을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중국은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 지역을 봉쇄하고, 감염자를 찾아내는 강력한 정책을 펴고 있다.

중국 국가보건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6일 하루 동안 중국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은 163건이다. 이 가운데 셈코, 타이요우덴, 월신 등의 MLCC 공장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중국에는 여러 MLCC 제조사들이 진출해있다. 업계 1위인 무라타는 장쑤성 우시에 2곳, 선전에는 1곳, 광둥성 포산에 1곳 등 중국에 공장 4개를 운영하고 있다. 야게오는 장쑤성 쑤저우와 광둥성 둥관에서 MLCC를 만든다.

특히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중국 톈진에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톈진은 삼성전기의 IT용, 전장용 MLCC 공장이 있는 곳이다.

16일(현지시간) CNN방송은 다롄과 톈진 등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발생해 이 지역 기업들이 여러 제한을 받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톈진에 있는 MLCC 공장은 현재 차질 없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MLCC와 쌀. 사진=삼성전기 제공
필리핀 또한 전세계 MLCC 산업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필리핀은 지난해 연말부터 오미크론 변이가 유입된 뒤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필리핀에는 삼성전기와 무라타의 MLCC 공장이 있다.

필리핀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면서 연일 4만명에 가까운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특히 수도 마닐라 일대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기의 MLCC 공장은 마닐라 지역 밖에 있지만 거리상으론 멀지 않다. 칼람바에 있는 삼성전기 공장은 마닐라에 있는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에서 약 45㎞ 떨어져있다.

이곳에선 스마트폰용을 비롯한 IT용 MLCC가 만들어진다. 삼성전기가 생산하는 MLCC 가운데 필리핀 공장에서 나오는 비중은 약 40%다.

필리핀에 있는 무라타의 MLCC 공장 또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타나우안에 있는 무라타의 공장에선 자동차용 MLCC가 주로 만들어진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이 공장에서 나오는 자동차용 MLCC 생산능력(캐파)은 전세계 자동차용 MLCC 캐파의 18%를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필리핀 등에서 확진자가 줄어들지 않을 경우 전세계 MLCC 공급에도 다시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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