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임 오름세 꺾여, 아시아국가도 공장가동 재개

삼성·LG전자, 물류비와 원자재값 상승 부담 낮아질듯

사진=LG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전세계 공급망 병목 현상이 개선되는 신호가 나타나 주목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가전기업의 물류비, 원재료값 상승 부담이 차츰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고공행진을 이어온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지난달 고점을 찍고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9일 SCFI는 4555.21로, 고점을 찍었던 지난달 8일 4647.6에서 1.99% 떨어졌다.

발틱운임지수(BDI)는 23일(영국 현지시간) 2715를 기록했다. BDI는 벌크선 운임을 반영하는 지표다. 벌크선은 가전의 핵심 원재료인 구리, 니켈 등을 실어나른다.

지난달 7일 5650까지 오르며 2008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던 BDI는 한달반만에 50% 이상 떨어졌다. 가전제품 원재료 가격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세계 공급망에서 허브 역할을 해온 아시아국가들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코로나19로 공장을 폐쇄했던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은 공장 운영을 속속 재개하는 분위기다. 닫혔던 국경 문도 이달부터 열기 시작했다.

일각에선 공급망 병목현상이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세계 유통기업들이 연말 행사에 판매할 제품을 이미 확보해놓은 영향이다. 이로 인해 컨테이너선 수요가 최근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기업의 물류비 부담 또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기업은 해상운송을 이용해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수출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와 스마트폰 수출에 항공운송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21일(미국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몇 주 사이에 아시아국가들의 공장 폐쇄, 항만 과부하 등이 완화됐다고 보도했다. WSJ는 "공급망 정체가 풀리면 생산이 강력한 수요를 맞추고 운임비용도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전세계 공급망 차질,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차츰 완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재확산과 치솟는 유가는 내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6월 국제유가(WTI 기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가 오를 경우 해상·항공 화물운임은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세계 공급망 정체가 완화되면 스마트폰, 가전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3억대가 훨씬 넘는 스마트폰을 출하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망 이슈 등의 악재가 내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란 예상이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삼성전자는 2억대 중후반 수준의 스마트폰을 출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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