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내년 EUV 장비 55대 생산 계획

D램에 EUV 적용 확대, 3분기 장비 15대 공급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해 10월13일 네덜란드 ASML에 방문해 노광장비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 ASML 관계자 2명,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마틴 반 덴 브링크 ASML CTO.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네덜란드의 ASML이 부품 쇼티지(공급부족) 영향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ASML은 삼성전자, TSMC 등에 반도체 공정 미세화의 핵심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기업이다.

22일 ASML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3분기 15대의 EUV 장비를 고객사에 공급했다. 지난 2분기 ASML은 이 장비를 9대, 1분기에는 7대 납품했다.

공급량이 갑자기 늘어난 데에는 부품 공급망 문제가 완화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EUV 장비 1대를 만들기 위해선 1000개 이상의 협력사가 관련 부품을 공급해야한다.

ASML은 장비 1대를 양산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기술적으로 단축했다. 하지만 부품 공급망 문제로 지난해부터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ASML이 만드는 EUV 노광장비는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사용한다. 미세한 파장을 광원으로 사용하는 EUV 장비는 초미세 반도체 회로를 구현할 수 있다.

반도체 선단공정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EUV 장비 도입이 필수다. 삼성전자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같은 비메모리반도체 뿐 아니라 메모리반도체인 D램에도 EUV 공정 적용을 시작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산업에선 TSMC, 삼성전자가 이 장비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 EUV 장비 공급이 크게 늘어난 데는 공급망 부품 부족 현상이 완화된 영향이 컸을 것"이라며 "여기엔 자체적으로 장비 생산공장의 캐파(생산능력)가 확대된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ASML이 올해 2분기에 첫 공급한 EUV 장비 'NXE:3600D'. 사진=ASML 제공
ASML은 올해 EUV 장비를 40여대 납품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이 회사는 올해 이 장비를 45~50대 양산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SML은 EUV 장비를 2019년 26대, 지난해 31대 공급했었다.

부품 공급망 문제가 최근 완화됨에 따라 업체간 EUV 장비 확보를 위한 경쟁에도 다시 불이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ASML은 내년 55대의 EUV 장비를 고객사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싸이클타임도 단축되고 있다. 현재 ASML이 EUV 장비 1대를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20주다. 지난해의 경우 약 24주가 소요됐다.

D램에 EUV 적용이 본격화됨에 따라 장비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5개 레이어에 EUV 공정이 적용된 14나노 D램 양산을 최근 시작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EUV 장비를 1개 레이어에 적용하고 있다. 미국의 마이크론, 대만의 난야테크놀로지도 D램 양산에 EUV 기술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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