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 배경은 대부분 일회성이거나 시장에서 알고 있던 이슈

기관·기업들 시장진입과 제도권 편입 진행…"중장기적 유효"

최근 1년 간 비트코인 시세와 21건의 '부고기사'가 등록된 시점을 표시한 그래프. 사진=99비트코인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폭락하며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에 올해 2차 랠리가 3년 전 1차 랠리와 같이 급락장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2차 랠리는 기관들이 일부 유동성을 담당하고 있어 그때와는 다를 것이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24일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1조3000억달러 가량이다. 불과 열흘 전보다 1조달러 넘게 증발했다.

비트코인 가격도 한 달 전과 비교해 반 토막이 났다. 한때 1조달러를 웃돈 시가총액은 6000억달러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일론 머스크가 적극 밀고 있는 도지코인도 이달 초 72센트에서 현재 28센트까지 내려앉았다.

주요국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강력한 견제구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비트코인 거래 뿐만 아니라 채굴까지 금지할 방침이다. 미국 재무부는 1만달러가 넘는 가상자산 거개를 반드시 국세청에 신고토록 할 방침을 밝혔다.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가 뉴욕증시에 상장하고 각 기업은 비트코인을 결제에 활용하면서 가상자산이 주류에 점점 편입되고 있었다. 때문에 이번 규제가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이 4000만원대로 폭락한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만 거래되는 ‘김치코인’ 일부가 급등하는 기현상이 벌이지고 있다.

‘큰손’들이 개미 투자자에게 폭탄을 넘기며 탈출한 후 시장이 무너진 3년 전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거래소에서 지난 2018년 1월 2500만원을 넘어선 비트코인은 그해 연말 300만원대까지 추락했다. 이 기간 일부 투자자들은 투자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알트코인 폭등세에 올라타 알트코인들이 급등락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시장에서도 시중은행들이 정부의 압박 탓에 투자자 계좌 지급을 거부하기 시작하면서 가상자산 시세는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과 중국·일본 정부까지 규제 일변도로 돌아서면서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후 2019년들어 개당 1000만원선을 회복한 비트코인은 코로나 팬데믹을 맞아 또다시 500만원까지 후퇴를 거듭하다 달러 유동성에 힘입어 1년새 8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 때문에 이번 급락 역시 단기 시황을 예측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3년 전 패닉셀을 버텨낸 비트코인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에 여전히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비트코인 발행 한도의 10% 가량을 기관투자자가 매입했고 정부 규제 마련과 함께 제도권 편입에 속도가 붙고 있기 때문이다. 존재 자체를 부정하던 3년 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변동성 확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급락의 배경은 대부분 일회성이거나 이미 시장에서 알고 있던 이슈"라며 "기관투자자 및 기업들의 시장진입과 제도권 편입 등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인 전망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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