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신뢰 부여 안돼…제도권 안착 전까지 추가 조정"

시바견이 마스코트인 도지코인. 사진=트위터 게시물 캡처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알트코인의 하락세가 거세진 가운데 도지코인은 하루 거래량이 코스피 전체 거래액을 넘어서는 등 홀로 급등세를 보이며 시장을 흔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시장이 제도권에 안착하기 전 추가적인 조정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19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도지코인은 지난 17일 24시간 동안 거래액은 약 17조원이다. 전일(16일) 코스피 거래대금(15조5421억원)을 넘어섰다.

이날 비트코인은 전일보다 3%(270만원) 내린 73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3일 8000만원을 넘어섰다가 5일 연속 하락하며 8000만원에서 멀어지고 있다.

최근 급상승세를 보였던 알트코인의 하락세는 더 거세다. 시총 2위 이더리움, 3위 바이낸스코인, 4위 리플 등 대부분 10%대 하락폭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도지코인은 나홀로 질주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떨어지는 동안 도지코인은 300%대 상승을 기록했다.

도지코인은 지난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자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재미 삼아’ 만든 암호화폐다. 이 코인을 활용해 추진하는 사업은 하나도 없다. 따라서 암호화폐업계 내부에서 조차 투기 외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가상화폐 옹호론자조차 거품에 대해 우려하자 가상화폐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 16일 가상화폐 투자업체 갤럭시디지털의 마이크 노보그라츠 CEO는 미 경제매체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도지코인 매수는 목적 없는 투자”라며 “기관의 공매도에 대항한다는 목적으로 개인들이 비이상적으로 몰린 게임스톱 사태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내재가치가 없는 가상화폐, 그 중에서도 거래량 등이 전혀 통제받지 않는 도지코인 같은 알트코인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경고에 나섰지만 가상화폐 열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지코인은 비트코인보다 더 높은 변동성으로 2030세대를 중심으로 개미투자자에 큰 각광을 받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2월 가상화폐 앱 월간 순이용자수(MAU)는 처음으로 300만명을 넘었다. 이 중 2030세대 비중이 59%로 1월(46.8%)보다 크게 늘어났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노후 대비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불안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월말 39세 이하 가구(28.6%)가 전체 연령 가운데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얼어붙은 취업시장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청년들의 위기감이 높아지며 주택구입을 위한 재원 마련, 은퇴자산 축적 차원에서 재태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이밖에 저금리 기조 속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투자하는 2030세대도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의 더 큰 조정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미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을 전후로 가상화폐들이 급등했기 때문에 급락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상화폐 시장이 아직 신뢰를 완전히 부여받지 않았음에도 급등했다”면서 “제도권에 안착하기 전까지 추가적인 조정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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