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친·윙텍 등 LG전자 스마트폰 생산량 급감

모바일사업 존폐 고민에 외주 물량 축소 지시

스마트폰 사업 전면 철수에 다시 무게 실려

권봉석 LG전자 사장. 사진=LG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놓고 고민 중인 LG전자가 외주 생산 줄이기에 나섰다. 최근 프리미엄폰도 출시를 보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업의 전면 철수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제조사개발생산(ODM)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스마트폰 생산량을 크게 줄이고 있다. ODM은 제조사가 제품 개발과 생산을 모두 맡고, 주문자는 제품을 유통 및 판매만 하는 방식이다.

LG전자의 중저가폰은 중국의 화친, 윙텍, 롱치어 등 외주업체가 맡아서 생산한다. 지난해 LG전자 스마트폰 가운데 ODM 비중은 70%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LG전자 스마트폰 총 출하량을 2500만대로 보면 1700만대 이상이 외주를 통해 만들어진 셈이다. 'LG 벨벳', 'LG 윙' 등 일부 고사양 스마트폰을 제외한 모든 제품이 화친, 윙텍 등의 공장에서 제작됐다.

하지만 지난 1월부터 ODM 협력사의 LG 스마트폰 생산량이 급감했다. LG전자는 외주를 통해 구형 모델만 만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신제품 출시가 스톱된 것이다. LG전자 측이 MC사업본부의 존폐 여부를 고민하면서 물량 축소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모델이 'LG윙'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LG전자 제공
업계에선 LG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사업은 접고 ODM 방식의 중저가폰 사업은 유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LG 벨벳, LG 윙과 같은 전략 스마트폰 개발을 포기하고, 미국, 멕시코, 인도, 중국 등을 중심으로 중저가폰만 명맥을 유지하는 시나리오다.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완전히 접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LG 스마트폰 사업의 전면 철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폼팩터 혁신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됐던 'LG 롤러블'의 출시 여부 또한 불투명해짐에 따라 경영진이 큰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써냈다. 올해 1분기도 적자가 유력하다. LG전자는 비용절감을 위해 2019년 경기 평택의 스마트폰 공장을 베트남 하이퐁으로 이전하기도 했지만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외주생산 축소와 관련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