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용 PMIC·MCU 등 공급 부족 심화

TSMC 등 파운드리 기업 리드타임 길어져

오포·비보 등 가격 오르기 전 구매 영향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자동차용 반도체에 이어 스마트폰용 반도체 또한 품귀 현상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에서 선두주자인 퀄컴의 칩 공급이 최근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차량용 반도체에 이어 스마트폰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전력관리칩(PMIC), AP 등에서 공급이 수요보다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전날 중국의 IT매체 기즈모차이나는 최근 퀄컴의 칩이 고객사에 전달되기까지 30주 이상 지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퀄컴의 칩을 상당량 위탁생산하는 TSMC가 퀄컴의 주문을 빠르게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TSMC는 최근 증가한 반도체 수요로 인해 리드타임(발주부터 납품까지의 소요시간)에 부정적인 영향이 생겼다.

현재 TSMC 뿐 아니라 삼성전자, SMIC 등 주요 파운드리 업체들은 대부분 풀가동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수요 대비 공급이 딸리는 상태다.

화웨이의 빈자리를 노리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는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 2월 루웨이빙(Lu Weibing) 샤오미 중국 법인 사장은 최근 스마트폰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을 두고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진=퀄컴코리아 제공
오포의 자회사인 리얼미의 고위 관계자 또한 최근 퀄컴의 PMIC, 무선주파수(RF) 관련 부품 등을 두고 "품절 상태"라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스마트폰용 반도체 부족 현상은 파운드리 업체의 길어진 리드타임과 함께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점유율 경쟁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시장에서 화웨이의 빈자리를 노리는 오포, 비보, 샤오미 등이 최근 반도체 기업에 주문을 공격적으로 넣고 있다.

이들은 올해 부품 가격이 더 높아질 것을 우려해 재고 보유량을 높이려는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구동칩(DDI)과 같은 비메모리반도체 뿐 아니라 D램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대한 이들의 모바일 D램 주문량도 크게 늘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부족 현상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완성품 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올해는 언택트(비대면)에서 컨택트(대면)으로의 전환이 스마트폰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2% 이상 증가한 14억65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총 12억9990만대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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