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광저우 모터쇼 현대차 전시 부스. 사진=현대차 제공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판매와 점유율을 큰폭으로 늘린 유럽과 북미시장과 달리, 중국에선 판매가 급감하면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업계에선 현대차·기아 만의 차별성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1일 중국승용차연석회의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중국 판매 대수는 47만7282대를 판매, 전년보다 20% 이상 급감했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중국에서 지난해 38만5000여대를 판매, 5년만에 3배 가까이 판매량이 감소했다. 현대차의 중국 판매는 2016년 114만2000여대에서 2017년 78만5000대로 감소한 이후, 2018년 79만117대, 2019년 65만123대, 2020년 44만1000여대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선 현대차·기아의 중국 판매감소는 중국 소비자들의 공략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THAAD) 이슈 이후 중국에서 한한령이 나온 이유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현대차와 기아가 중국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매력이 떨어졌다는 것.

특히 중국 소비자들은 상품 디자인을 중요하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 현대차와 기아는 이에 맞는 차종 투입이 많이 늦었다는 평가다. 결국 중국 현지 브랜드와 비교해 현대차·기아만의 차별화된 특징이 부각되지 않았다는 점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대차·기아의 판매 가격이 중국 현지 브랜드보다 높은데, 이에 따른 차이을 느낄 수 없으면 중국 소비자들도 굳이 현대차를 사야할 이유가 없다”면서 “현대차와 기아를 애용했던 중국 소비자들이 디자인을 중시했던 만큼, 디자인과 가격 등을 적절하게 제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올해 현대차와 기아는 친환경차와 고성능차로 중국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제네시스는 지난해 11월 중국 광저우에서 개막한 ‘2021 광저우 국제모터쇼’에서 ‘GV70 전동화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중국 챙기기에 나섰다.

마커스 헨네 제네시스 중국 법인장은 개막 당시 “GV70 전동화 모델의 월드 프리미어는 중국 시장에 대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의지를 보여준다”며 “제네시스의 새로운 전동화 모델이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중국형 투싼 하이브리드와 N 라인 전용 디자인이 더해진 중국형 투싼 N라인을 광저우 모터쇼에서 공개했다. 중국에서 친환경차 모델 라인업과 고성능 모델을 확대해 중국 SUV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아 역시 올해 전용 전기차 모델인 EV6와 EV6 GT라인을 중국에 출시, 현지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가 중국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디자인과 프리미엄 브랜드 등 자신들만의 차별성으로 공략한다면 점유율도 다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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