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이커머스기업 등 설 앞두고 불똥

13일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조합원들이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CJ 본사까지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차량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본부(택배노조) 총파업이 3주를 넘어서고 있지만 첨예한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노조와 사측 간 별다른 협상이 진행되지 않으면서 설 연휴 택배 배송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업 장기화가 기정사실화 되자 이커머스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7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 택배노조가 사측에 제안한 협상이 이날 결국 무산됐다.

앞서 택배노조는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간과 장소 구애 없이 오늘부터 72시간 동안 CJ대한통운에 공식 대화를 제안한다”며 이날 오후 1시까지를 기한으로 정했다.

그러나 기한이었던 이날 오후 1시까지 별다른 대화가 따로 이뤄지지 않았다. CJ대한통운은 “사회적 합의 이행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택배기사가 대리점과 고용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협의 주체도 아니다”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노조측은 이날까지 공식대화가 이뤄지지 않자 예고한대로 오는 18일 상경 차량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택배 파업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설 연휴 택배 대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하루 평균 배송 차질을 빚고 있는 물량은 20만개 수준이다.

당초 40만개보다는 줄어들었지만 경기 성남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배송 차질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이번주부터 배송물량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다른 택배사로까지 배송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 설 연휴 전 택배 물량은 평시 대비 50%이상 급증한다.

한 택배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파업으로 인해 새로운 계약이 늘거나 하는 등 배송 물량이 급증하고 있지는 않지만 설 연휴가 다가오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업이 설 연휴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홈쇼핑과 이커머스 등 유통기업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분주히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G마켓, 옥션, 11번가, 위메프 등은 입점 셀러들에게 배송지연으로 인한 입점업체 판매 지연 패널티를 면제하고, 배송 지연 가능성을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G마켓·옥션의 익일배송 서비스인 ‘스마일배송’의 경우 CJ대한통운과의 계약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이에 G마켓·옥션은 스마일 배송 상품 판매 페이지에 “설 빅세일과 택배파업의 영향으로 배송지연 및 일부지역 배송제한이 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커머스 한 관계자는 “설날을 앞두고 다른 택배사로 옮겨가는 셀러들도 있어 심각한 배송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 “다만 물량이 급증하는 대목이어서 일부 지역에서 배송 차질을 불가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홈쇼핑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GS홈쇼핑처럼 자체 물류센터가 없는 홈쇼핑사들은 CJ대한통운 등 택배를 이용하고 있다.

홈쇼핑들도 일단은 일부 지역의 경우 배송지연을 안내하고, 택배 물량을 다른 택배로 일정 부분 옮기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큰 차질은 없지만, 일부 지역은 배송차질이 불가피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배송차질이 예상되는 고객들에게 안내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배송물량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자 이날부터 한달간을 설명절 특별관리기간으로 지정하고 물류 대란 대비에 들어갔다. 이 기간동안 분류인력 3000명, 상하차 등 임시인력 7000명 등 1만명의 인력을 추가로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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