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이치엘비 제공
[데일리한국 지용준 기자] 에이치엘비가 국내 최대 비임상시험 전문 CRO(임상수탁사)인 노터스를 인수한다.

에이치엘비는 27일 공시를 통해 재무적 투자자(FI)와 함께 총 962억원의 노터스 주식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노터스 최대주주들은 이중 420억원을 향후 에이치엘비가 발행 예정인 신주인수권부사채(BW)로 대체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에이치엘비가 실제 현금으로 부담하는 금액은 142억원 상당이다. 에이치엘비 주요 주주로 참여해 동반성장 하겠다는 노터스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2012년 설립된 노터스는 최신 진단장비를 구축, 선진국 수준의 비임상 유효성 시험평가, 독성 시험평가를 진행할 수 있는 국내 최대 CRO 기업이다. 비임상시험이란 새로 개발한 신약후보물질을 사람에게 사용하기 전에 동물에 테스트해 부작용이나 독성, 효과 등을 알아보는 시험이다.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비임상 과정이 필수적인데 최근 바이오, 신약개발 산업의 급성장에 따라 비임상 시험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도 기준 제약업계의 연구개발 투자액은 1조9697억 원으로 전년대비 12.1% 증가했으며, 향후 수 년간 성장세가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최대 CRO인 노터스의 매출 전망이 밝은 이유다. 실제 노터스의 연매출은 2018년 370억원 규모에서 2019년 460억원, 2020년 600억원으로 매년 20% 이상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노터스는 비임상시험 외 동물 바이오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유수의 동물병원 그룹과 파트너쉽을 바탕으로 동물의약품, 기능성 사료의 연구개발ㆍ유통 및 동물수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동물케어 용품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리서치사 알음에서는 국내 반려동물 시장이 연평균 50%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펫 케어 ETF’가 21년 연 수익율 22%를 기록했으며, Chewy, PetCo 등 대표 기업들이 크게 성장하며 시총이 각각 65조원, 28조원에 이르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노터스의 시총은 2,600억원 규모다.

이번 M&A는 HLB 진양곤 회장과 노터스 김도형 대표간 깊은 신뢰가 바탕이 됐다. HLB생명과학이 개발중인 동물항암제 비임상시험을 노터스에 위탁하며 인연을 맺게 된 두 사람은 노터스가 HLB의 바이오생태계 ‘HBS’(HLB Bio eco-System)에 편입 시 R&D에서부터 비임상시험, 개발, 제조, 유통에 이르는 통합 ‘Value Chain’의 완성으로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노터스 기존 대주주인 김도형 대표는 HLB에 인수 후에도 계속 노터스의 대표를 맡아 사업을 총괄한다. 먼저 이번 합병을 통해 확보된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CRO 사업을 미국 등 해외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HLB생명과학 등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동물용 항암제, 동물용 의약품 개발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반려동물 케어용품 군 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김도형 대표는 “1,2,3세대 항암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등 큰 시장에서 글로벌 임상과 함께 신약 출시를 앞두고 있는 에이치엘비와 동행하게 돼 기쁘다”며 “에이치엘비의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글로벌 CRO 시장에 빠르게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신약개발의 관문과 같은 비임상시험 분야 국내 1위 CRO인 노터스의 인수로 HLB그룹의 신약 개발 모멘텀이 더욱 강화됐다”며 “남은 인수절차를 잘 마무리해 양사의 성장과 함께 주주들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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