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이중연료 추진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올해 국내 조선 빅3의 수주(일감)는 역대급 풍년이다. 하지만 실적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처럼 수주와 실적 간 괴리가 생기는 이유는 뭘까.

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현대중공업그룹·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의 수주액은 445억 달러에 달한다. 현대중공업이 224척을 225억 달러에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75척, 112억 달러의 주문을 받았다. 대우조선해양은 60척을 108억 달러에 만들기로 했다.

이들 3사는 이미 지난해 전체 수주액(211억 달러)의 두 배 이상 훌쩍 넘는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연말로 예상되는 대형 화물선 발주까지 포함하면 3사의 수주액은 이보다 더 증가할 전망이다.

3사의 수주 행진은 전방 산업인 해운업의 호황 덕분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이후 물류가 증가했고, 해운업계는 그동안 미뤘던 컨테이너선 발주를 대폭 늘렸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의 주문량이 증가했다. 이는 LNG 운반선에 대해 국내 조선사들이 외국보다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1월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발주된 LNG 운반선 592만CGT 가운데 91%인 538만CGT를 한국 조선업계가 수주했다.

그럼에도 3사는 대규모 적자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3분기까지 합산 적자가 3조에 달한다. 이는 발주가 곧바로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는 조선업의 계약 특징이다. 선박이 완성되는 수주-설계-건조-인도 과정은 통상 1~2년 걸린다.

조선사는 뱃값을 배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눠 받기 때문에 매출 실적으로 이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수주액이 매출액으로 현실화되기까지 2년 가까이 걸린다는 얘기다. 더구나 올해는 선박을 짓는데 필요한 후판의 가격이 철광석 품귀 여파로 2배 가량 올라 실적에 악영향이 더해졌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수주 호황이 계속 이어지면서 선가 인상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 이후에는 매출과 이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실적의 바로미터인 철광석 가격이 하락세인 점도 호재”라고 전망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 5월 역대 최고치인 톤당 237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100달러 안팎에서 보합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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