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티슈진 355억원 규모 3자 배정 유상증자 결정

이달 중 인보사 임상 3상 재개, 연내 환자 투약 목표

인보사. 사진=코오롱생명과학 제공
[데일리한국 지용준 기자] 주성분 변경으로 허가 취소된 인보사 살리기에 코오롱그룹이 직접 심폐소생에 나섰다. 코오롱티슈진은 지주사 ㈜코오롱으로부터 수백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수혈 받는다. 이 자금은 미국에서 실시 예정인 인보사 임상 3상 진행 비용과 회사 운용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일 355억원 규모 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공시했다. 대상자는 코오롱과 이웅렬 코오롱 명예회장이다. 주당 발행가액은 4만8865원으로 코오롱과 이 회장은 각각 291억원, 64억원의 신주를 인수한다.

코오롱티슈진은 미국에서 인보사의 임상 3상을 이달 중에는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미국 식품의약국이 임상 재개를 허용한 이래로 약 1년 8개월 만이다.

임상은 기존과 같이 10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인보사 투여 후 2년간 경과를 관찰하도록 설계됐다.

코오롱은 이번 임상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인보사가 주성분 문제로 허가가 취소된 만큼 동일한 성분으로 약효를 입증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번 임상의 성공이 절대적인 만큼 코오롱티슈진의 추가적인 자금 수혈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티슈진은 누적된 적자로 올해 3분기 기준 결손금은 2852억원이다. 지난해 누적 결손금이 2308억원임을 감안하면 3분기만에 544억원의 적자를 봤다.

코오롱티슈진이 2017년 상장을 통해 모은 주식발행초과금이 현재 환율 기준 약 3013억원이다. 여기에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얻는 현금 355억원을 더할 경우 3368억원이다.

사실상 내년부터는 코오롱티슈진 임상의 본격화로 누적 결손금이 주식발행초과금을 넘어설 예정이다.

늘어나는 결손금에 코오롱티슈진이 인보사의 연구개발 과정을 계속해서 밟을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추가적인 자금 수열을 받기 위해서는 코오롱티슈진의 거래재개가 중요하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코오롱티슈진은 2019년 상반기 인보사의 국내 허가 취소로 주식 거래가 중지됐으며, 같은해 7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

기업심사위원회는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를 결정했으나 코스닥시장위원회가 코오롱티슈진에 두 차례 개선 기간을 부여했다. 개선기간은 오는 17일 종료된다.

코스닥시장위원회의 긍정적인 평가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인 셈이다. 코오롱티슈진은 거래소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등을 충실히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코스닥위원회가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유지를 결정하더라도 주식 거래는 계속 정지된다. 이번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는 개별적 요건에 따른 것이며, 종합적 요건 사유로 부여된 개선기간이 내년 8월31일까지 남아있기 때문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7월 임원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로 발생했다.

코오롱 관계자는 "이번 증자로 투입되는 자금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인보사 3상 임상 비용에 쓰일 예정으로, 미국에서 진행되는 임상 3상은 연내 환자 투약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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