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롯데케미칼이 석유화학 공장 굴뚝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충남 대산공장에 2023년 하반기 상업생산을 목표로 600억원을 투자해 약 20만톤 규모의 이산화탄소 포집·액화 설비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미 설비 상업화를 위한 설계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 전남 여수 1공장에 기체분리막을 적용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시험 설비를 설치, 최근 9개월 동안 성능 검증을 완료했다. 이 설비는 석유화학제품의 원료인 에틸렌을 생산하는 납사분해공장(NCC) 굴뚝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를 수집해 이산화탄소를 분리·포집한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CCU 실증설비.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로는 크게 습식, 건식, 분리막 등으로 구분된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CCU 시험 설비에 기체분리막 기술을 활용했다. 이는 기체의 투과 속도 차이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분리하는 방식이다. 습식·건식 기술과 비교해 설치 부지 규모가 작고 공정도 간단해 운영비가 적게 든다는 이점이 있다.

롯데케미칼은 CCU 설비를 통해 먼지와 수분, 질소산화물(NOx) 등을 제거하는 전처리 공정을 거친 후 수차례의 분리막 공정을 통해 순도 90~95%의 이산화탄소를 확보할 수 있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는 자사의 전기차용 배터리의 전해액 소재와 플라스틱 소재의 생산 원료로 사용하거나 드라이아이스, 반도체 세정액 원료 용도로 판매할 계획이다.

대산공장 이산화탄소 포집·액화 설비가 완공되면 롯데케미칼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배출권 구매 비용 절감, 판매 수익 창출, 원료 자체 수급화까지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규모를 연간 50만톤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해당 설비를 대산공장뿐 아니라 여수·울산공장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롯데케미칼은 ESG 경영전략 '그린 프로미스 2030'에 따라 탄소중립 성장과 친환경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온실가스 배출규제 강화와 탄소배출권 가격 증가 등이 산업계 이슈로 대두되면서 해결 방안으로 CCU 기술을 적극 검토해 왔다. 이를 위해 고분자 기체분리막 원천 기술을 보유한 에어레인에 50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하며 CCU 사업화를 추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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