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포스코? 철강회사 아냐?” 이 같은 인식을 탈피하기 위한 포스코의 움직임이 요즘 화두다.

3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전담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려 사외이사와 주요 주주들에게 지주사 전환 계획을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선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 승인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오는 10일 이사회에 지주회사 전환 안건을 상정한다. 여기서 의결되면 내년 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전환 여부가 최종 확정된다.

지주사 전환 방식은 철강사업 부문을 100% 자회사로 분할하는 물적분할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지주(가칭)가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하고 철강사업회사 포스코, 포스코케미칼,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이 자회사를 구성하는 형태다.

재계는 포스코의 지주사 전환 추진을 철강사를 넘어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기 위한 행보로 본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시대에 들어서면서 포스코도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목표를 세웠지만, 여전히 고(高)탄소 배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씻어내지 못하며 철강회사라는 한계에 부닥치고 있기 때문이다.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주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배경이다. 포스코는 2분기 사상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3분기에는 3조1170억원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부진하다.

지난 5월 40만 원 대를 웃돌던 포스코 주가는 현재 28만 원 대로 하락했다. 이를 두고 업계는 포스코가 철강사 이미지만 굳어져 시장에서 신사업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철강회사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포스코는 최근 수소와 이차전지 등 비철강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철강업계에서 처음으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기술 실증 사업에 착수하는 등 수소산업 육성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50 탄소중립을 위한 수소환원제철 투자에도 박차를 가한 상태다. 지난 10월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HyIS 2021)을 열고 48개국 348개 기업·기관과 머리를 맞댄 것도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을 위한 노력이다.

최정우 회장은 지난 4월 창립 53주년을 맞아 “철강뿐 아니라 전기자동차 강재 및 부품, 2차전지 소재, 수소 등 친환경 사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철강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해 기업가치를 저평가 받고 있다는 시선이 주류임에도 주주들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물적분할을 할 경우 기존 주주들은 투자 지주회사의 지분만을 가질 수 있고, 여전히 포스코 최대 경쟁력인 철강업을 영위하는 사업회사엔 지분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기존 주주들이 보유 지분율만큼 지분을 각각 갖고 가는 인적분할 방식도 포스코가 배제하긴 어려워 보인다. 올 들어 SK텔레콤은 인적분할을 단행하며 기업 시장가치를 끌어올린 바 있다.

하지만 포스코의 내부 지분율은 13.26%에 불과해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요건인 자회사 지분율 30%에 미달한다. 인적분할의 경우 추가 지분 확보가 필요해지므로 포스코로선 또 다른 추가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물론 인적분할이든 물적분할이든 주주 설득을 전제로 한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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