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슈머란 기존 음식 새롭게 조합해 즐기는 소비자

유통업계, 모디슈머 조리법으로 신제품 출시 잇따라

[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기업이 제시하는 방식을 넘어 자신만의 방식으로 제품을 활용하는 소비자를 일컫는 '모디슈머'(Modisumer)가 식품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모디슈머 조리법을 활용한 신제품을 내놓으며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농심 제공
2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이 모디슈머 레시피에 착안해 선보인 '카구리 큰사발면'은 출시 한 달만인 지난달 11일 230만 개 이상 판매됐다.

지난 10월 출시된 카구리는 너구리에 카레를 넣어 먹는 레시피로 매콤하고 감칠맛 나는 국물이 특징이다.

카구리 큰사발면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특히 피시방 인기 메뉴로 사랑받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카구리 큰사발면에 대해 "그간 소비자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레시피를 제품으로 구현했기 때문"이라며 “일부 유통점에서는 품귀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지난 9월 자사 인기 제품인 '열라면'과 '진짬뽕'을 조합한 '열라짬뽕'을 선보였다. 열라짬뽕은 지난해 출시된 '열려라 참깨라면'에 이은 모디슈어 제품이다.

열라짬뽕, 열려라 참깨라면, 정식 제품은 아니지만 SNS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순두부 열라면' 등의 인기는 열라면의 매출 상승으로까지 이어졌다. 오뚜기에 따르면 열라면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늘었다.

편의점업계도 모디슈머 제품 출시에 동참했다. GS25는 지난달 서울장수와 손잡고 사이다와 막걸리를 조합한 '막사'를 내놨다.

막사는 막걸리와 사이다를 2:1의 비율로 혼합해 골프, 등산객들이 즐겨 마시는 유행에서 착안했다. '취하는 술'보다 탄산, 과일향 등이 함유된 '맛있는 술'을 즐기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저도주 성장 트렌드를 배경으로 만들어졌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사진=GS25 제공
소비자뿐만 아니라 방송에 소개된 조리법이 신제품으로 탄생하기도 했다. 2019년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가 대표적이다.

짜파구리는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먹는 방식으로 모디슈머 트렌드의 원조로 꼽히며, 농심은 인기에 힘입어 지난 10월 '앵그리 짜파구리 봉지라면'을 한정 출시했다.

hy는 연예인들이 만든 메뉴를 평가해 우승자를 뽑는 예능 프로그램 '편스토랑' 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지난달 출시한 '그대마늘위한 간장족발'과 '이경규의 바질라면'이 그 주인공이다.

그대마늘위한 간장족발은 유명 맛집 메뉴 맛 그대로를 구현해 방송인 정상훈의 레시피로 만든 제품이다. 바질라면은 평소 라면 애호가로 알려진 방송인 이경규의 레시피로 닭고기 라면, 복돼지 라면에 이은 세 번째 제품이다.

hy 관계자는 "방송으로 본 것을 직접 경험하고 싶어 하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편스토랑과 손잡았다"고 출시 배경을 밝혔다.

동원디어푸드가 운영하는 더반찬&은 '김치 짜글이 칼국수'를 가정간편식으로 내놓으며 눈길을 끌었다.

이 제품은 하이브의 예능 프로그램 '인더숲 세븐틴 편'에 등장한 음식으로, 세븐틴 멤버들이 요리연구가 백종원 대표에게 조리법을 전수받아 짜글이 칼국수를 응용해 만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맛이 입증된 레시피를 제품화하면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며 "색다른 변화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매출에도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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