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주현태 기자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정부의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국제선 운항을 재개 중이던 항공업계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비상이 걸렸다.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을 시행하면서 되살아나는 듯했던 여행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여객 수요를 등에 업고 수익개선을 기대하던 항공사들은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여객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오미크론은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처음 발견된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전파속도가 매우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세계 각국이 입국 제한을 강화하는 등 국경 봉쇄에 나서고 있다.

이스라엘은 14일간 국경 봉쇄를 선언했고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등은 오미크론 발생·인접국에 입국 제한 조치에 나섰다. 일본도 오미크론의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외국인 방문객에 대한 국경을 사실상 폐쇄할 방침이다.

우리 정부도 지난달 28일 0시를 기해 남아공과 인접국인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아프리카 8개국에서 오는 외국인 입국을 제한했다.

이에 국내 항공업계에선 오미크론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새로운 하늘길을 운항하기보다 기존 노선을 증편하는 분위기다.

먼저 대한항공은 12월 39개 국제선 노선에서 주 141회 운항할 예정이다. 지난달 39개 노선에서 주 134회 운항한 것과 비교하면 노선 수는 그대로지만 운항 횟수는 7회 늘어난다. 구체적으로 뉴욕주 3회, 괌 2회, 오사카 1회, 몽골 울란바토르 1회를 증편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싱가포르·오사카·후쿠오카·시드니' 노선에서 총 5회 증편한다. 싱가포르를 주 4회에서 5회로, 오사카는 3회에서 5회로, 후쿠오카와 시드니는 각 1회에서 2회로 증편한다.

LCC들도 이달 국제선 운항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신규 노선 운항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선제적으로 기존 노선을 증편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달 1일부터 부산~사이판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었지만, 오는 15일로 운항 시점을 연기했고, 베트남 푸꾸옥 노선 운항 재개도 검토 중이다.

진에어의 경우 지난달 괌 노선을 주 2회에서 4회로 증편했고, 이달 말에는 매일 운항으로 추가 증편할 계획이다. 또 인천~오사카를 주 1회 운항하고,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5월 중단했던 인천~방콕 노선도 이달 24일부터 주 2회 운항할 방침이다.

LCC관계자는 “국제 노선이 한정적인 LCC의 입장에서 오미크론 여파는 아직까지 크지 않기 때문에, 계획된 국제선 재운항에는 별 변동은 없다”며 “다만 위축되는 여행 분위기 때문에 주의 깊게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위드코로나 정책을 발표하면서 항공업계도 좋아지는 분위기였지만, 오미크론 여파로 급물살을 타던 긍정적인 여객 심리가 다시 위축되고 있다”며 “여행에 대한 자신감, 안전감, 트래블버블 등이 다시 리셋이 된다면 LCC는 이 여파를 직격으로 맞을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황 교수는 이어 “코로나19, 알파변이, 델타변이, 현재 오미크론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LCC는 위드코로나라는 단어를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때”라며 “코로나19와 같이 살 방법을 생각하면서 항공업계에선 업계만의 위드코로나 맞춤형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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