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임원인사 단행…김상현·안세진 선임

BU폐지하고 6개 산업군 체제로…"실행력 강화"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롯데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롯데그룹이 전례 없는 쇄신 인사를 25일 단행했다. 유통 부문과 호텔 부문 대표에는 사상 첫 외부 영입 인사인 김상현 전 DFI 리테일 그룹 대표와 안세진 전 놀부 대표가 각각 등용됐다. 또 5년간 유지해온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의 4개 사업 부문(BU) 체제도 폐지했다.

이는 신동빈 롯데 회장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초핵심 인재 확보를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신 회장은 이번 인사에 대해 “어떤 인재든 포용할 수 있는 개방성과 인재들이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춘 조직을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순혈주의 버린 롯데…유통·호텔 첫 외부인사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사진=롯데 제공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 각 분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를 적극 수혈했다.

신임 유통군 총괄대표로 선임된 김상현 부회장은 글로벌 유통 전문가로, 1986년 미국 P&G로 입사해 한국 P&G 대표, 동남아시아 총괄사장, 미국P&G 신규사업 부사장을 거쳤다.

이후 홈플러스 부회장을 지냈으며 2018년부터 DFI 리테일그룹의 동남아시아 유통 총괄대표, H&B 총괄대표를 역임한 전문 경영인이다.

DFI는 홍콩, 싱가포르,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 대형마트, 슈퍼마켓, H&B 스토어, 편의점 등 1만여 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홍콩 소매유통 회사다.

롯데는 김 총괄대표에 대해 “국내외에서 쌓은 전문성과 이커머스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의 유통사업에 혁신과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안세진 롯데 호텔군 총괄대표 사장. 사진=롯데 제공

신임 호텔군 총괄대표로 선임된 안세진 사장은 신사업 전문가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커니 출신으로, 2005년부터 2017년까지 LG그룹과 LS그룹에서 신사업 및 사업전략을 담당했다.

2018년부터는 모건스탠리PE에서 놀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롯데는 안 총괄대표에 대해 “신사업 및 경영전략, 마케팅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호텔 사업군의 브랜드 강화와 기업가치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로써 기존 유통, 호텔 BU를 이끌었던 강희태 부회장과 이봉철 사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지주 이동우·화학 김교현, 부회장 승진

롯데는 철저한 성과주의 기조에 따라 승진 임원과 신임 임원수를 지난해 대비 두배 이상으로 늘렸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는 화학BU장 김교현 사장과, 그룹의 새로운 변화와 혁신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롯데지주 이동우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화학군 총괄대표를 맡게 되는 김교현 부회장은 그룹 내 최고 석유화학 전문가로서,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실적을 회복한 성과를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1984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해 신규사업본부장을 지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LC 타이탄 대표이사로 글로벌 화학 사업을 이끌었으며,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롯데케미칼 대표를 맡았다.

2019년부터 롯데그룹 화학BU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부터는 롯데케미칼의 통합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롯데지주 대표이사 이동우 부회장은 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한 것을 인정받아 승진했다.

이동우 부회장은 1986년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경영지원부문장, 잠실 점장을 거쳤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롯데월드 대표이사를,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롯데 하이마트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지난해부터는 롯데지주 공동대표로서 그룹의 비즈니스 전략과 재무 등을 맡고 있다. 이동우 부회장은 그룹의 미래역량 강화를 위해 바이오, 헬스케어 등의 신사업을 추진해오고 있으며, ESG 경영 및 브랜드 가치 증진에도 기여했다.

식품군 총괄대표는 식품BU장 이영구 사장이 맡는다. 이영구 총괄대표는 롯데제과의 대표이사도 겸직한다.

롯데쇼핑의 신임 백화점 사업부 대표로는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롯데GFR 대표가 내정됐다.

롯데GFR 대표이사로는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부 상품본부장 이재옥 상무가 보임됐다.

고정욱 롯데캐피탈 대표이사는 부사장으로 승진 후 롯데지주의 재무혁신실장을 맡는다. 추광식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이 롯데캐피탈 대표이사로 이동한다.

김용석 롯데이네오스화학 대표이사는 부사장 승진 후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정승원 롯데케미칼 전략본부장이 전무 승진 후 롯데이네오스화학의 후임 대표이사로 보임됐다.

롯데컬처웍스 대표로는 최병환 CGV 전 대표를 부사장 직급으로 영입했다. 롯데멤버스에는 신한DS 디지털본부장 출신 정봉화 상무를 DT전략부문장으로 임명하는 등 외부 인재 3명을 동시 영입해 그룹의 디지털전환 혁신을 가속화한다.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도 여성 및 외국인 임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백화점 우순형 상무, 롯데정보통신 곽미경·강은교 상무, 롯데물산 손유경 상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심미향 상무, 롯데정밀화학 강경하 상무 등 총 6명의 신규 여성임원이 배출됐다.

마크 피터스(Mark Peters) LC USA 총괄공장장도 신규임원으로 선임됐다.

◇BU폐지하고 6개 산업군으로 유형화

롯데는 기존 BU 체제를 대신해 헤드쿼터(HQ) 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2017년 3월 BU 체제를 도입한 지 5년 만에 체제를 바꾸는 것이다.

롯데는 체제 변경 이유에 대해 “더욱 빠른 변화 관리와 실행, 미래 관점에서의 혁신 가속화를 위해 이번 조직개편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편에서 롯데는 출자구조 및 업의 공통성 등을 고려해 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탈 등 6개 HQ로 계열사를 유형화했다.

HQ는 실행력을 기존 BU보다 높인 것이 핵심이다. HQ 체제를 바탕으로 사업군 및 계열사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것뿐만 아니라, 재무와 인사 기능도 보강해 사업군의 통합시너지를 도모한다는 목표다.

롯데는 구매, IT, 법무 등의 HQ 통합 운영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지주사 본연의 업무에 집중한다. 그룹 전체의 전략 수립 및 포트폴리오 고도화, 미래 신사업 추진, 핵심인재 양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주사와 HQ·계열사 간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해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 산하 사업지원팀도 신설됐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더욱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짐으로써 조직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또한 계열사 책임경영 및 컴플라이언스가 강화됨에 따라 그룹의 ESG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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