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북미 권역 본부장. 사진=현대차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으로 IT와 차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차량용 반도체 자체 개발을 추진한다고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5일 현대차그룹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 권역 본부장(사장)은 지난 13일(현지 시각) 개최된 미국 현지 기자들과의 화상 간담회에서 "반도체 공급난을 대응하기 위해 자체 개발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주요 경영진이 반도체 직접개발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뇨스 사장은 지난 2019년 5월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겸 북미와 중남미를 총괄하는 미주권역담당자로 현대차에 합류했다.

무뇨스 사장은 “차량용 반도체를 그룹에서 자체 개발할 것”이라며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반도체 역량 강화로 외부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 상황이 최악은 지났지만 반도체 공급난으로 지난 8월과 9월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반도체 자체 개발은 엄청난 투자와 시간이 필요한 일이며, 현대모비스가 반도체 자체 개발의 중심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의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를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차량용 반도체 분야 개발역량 확보를 위해 그룹 내 계열사 현대오트론의 반도체 사업부문을 인수한 바 있다. 또한 반도체 설계 섹터를 신설해 시스템반도체와 전력 반도체 등 미래형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를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현대모비스가 목표로 하는 반도체는 현재 극심한 수급난을 겪고 있는 단순 반도체와는 별개의 제품이다.

이에 대해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중장기적 반도체 설계 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라며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분야에서 필요한 전력·시스템·고성능 반도체 등 기술을 개발하고 내재화한다는 계획은 있지만, 일반 반도체 생산에 나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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